본문 바로가기

책, 그림, 음악 에세이873

정원의 잡초 정원 가꾸는 일은 관심과 정성이 필요한 일이다. 잡초와의 전쟁. 잡초를 제거하는 일은 전쟁을 방불케한다. 제거하지 못하면 내 점령지는 잡초의 소굴이 된다. 또 점령했다고 해서 방심하면 안된다. 콧노래 부르며 여유를 부리는 순간 이놈들은 빈틈을 치고 들어온다. 포위당하는데 단 며칠이면 된다. 잡초 제거하는데는 첨병이 필요하다. 바로 제초제다. 잡초들이 고개를 쳐들 때 농약으로 머리를 감겨주면 된다. 며칠을 시름시름 앓다가 말라 죽는다. 그러나 단 2주일동안이다. 잡초들은 새로운 유격대원들로 전열을 가다듬고 최전방으로 돌진한다. 예전에 농약으로 멱을 감은 놈들이 아니다. 새로운 잡초들이다. 그래서 같은 제초제를 사용하면 안된다고 농약사 주인은 말했다. 서너개 다른 종류의 제초제를 돌려가면서 살포하라는 것인데.. 2020. 8. 29.
좌절 실망, 좌절. 실망하였기에 좌절한다. 최선을 다한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찾아오는 허무감과 낭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곧이어 솟아오르는 감정은 분노다. 나의 노고를 실패로 만든 장본인을 지목하고 치솟는 분노를 발산한다. 이런 감정은 한동안 지속된다. 2020. 8. 28.
중독 글쓰기 중독이다. 불안하고 초조하다. 손에 펜이 잡혀있지 않다거나, 키보드 위에 손가락이 올려져 있지 않으면 나타나는 증상이다. 하얀 종이나 화면안에 글자를 써 넣지 않으면 뭔가 할 일을 하고 있지 않다는 기분, 그건 강박증에 가깝다. 2020. 8. 27.
낱말 작가들마다 작가들이 좋아하는, 혹은 많이 쓰는 낱말들이 있다. 그 낱말들은 작가의 문체를 개성있게 빛내주는 역할을 한다. 남들이 잘 쓰지 않는 표현들을 자기 칼라로 만들어 문장으로 풀어내는 작법은 글쓰기 기술이라 본다. 그래서 작가는 어휘를 고르는데 적지않은 시간을 소모하기도 한다. 상황에 더 적절한 말을 찾기위해 수고한다. 문장에 더 어울리는 낱말을 집어넣기위해 고민한다. 2020. 8. 27.
식당 코로나19 영향으로 왠만한 음식점은 파리가 날린다. 음식 회전이 늦어지니 음식맛도 떨어진다. 재료는 덜 싱싱하고 반찬들은 오래되어 빛깔마저 바랬다. 문앞에는 거미가 줄을 치고 초파리가 주방을 장악했다. 그러나 맛집은 빈 의자가 없다. 코로나가 창궐하는 이 시국에도 맛집은 문전성시다. 맛집은 코로나도 비켜가는 것일까. 맛있는 걸 먹어보겠다는 식욕을 코로나조차 꺾지 못한다. 2020. 8. 27.
거울 앞 거울 앞에서는 누구나 똑같다. 조금이라도 예뻐보이고 싶은 마음이다. 머리를 매만지고, 화장을 살핀다. 그러나 똑같다. 2020. 8. 27.
320x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