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그림, 음악 에세이873 바캉스 여름은 어느 계절보다 놀러가기에 좋은 때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본다. 날씨가 더워서 활동하기에 좋지 않은데도 사람들은 바캉스시즌이라며 산으로 바다로 떠난다. 아니 요즘은 야외가 아닌 시원한 실내에서 수영도 하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으니 여름은 놀러가기 좋은 계절이 맞다. 쾌적하고 넉넉한 호텔이나 리조트에서 편하게 숙식을 누릴 수 있으니 여름이야말로 집에서 떠나야할 이유와 명분이 충분하다. 2020. 8. 25. 오줌누다 어렸을 적에는 오줌이 마려울 때면 어둠칙칙한 골목안으로 몰래 숨어들어간다. 그리고 벽에 대고 오줌을 눈다. 오줌발이 튈까봐 벽과 1미터쯤 사이를 둔다. 그리고 벽을 타고 지면으로 내려오는 오줌을 피하기 위해 다리를 어깨너비 만큼 벌린다. 오줌 누는 기본 자세다. 어떤 어른들은 지금도 이런다. 소싯적 버릇을 못 버린 것이다. 골목 밖으로 나올 때의 모습은 소년이나 아저씨나 당당하다. 뭔가를 해냈다는 표정이다. 골목 가운데까지 향해 가던 오줌은 더이상 못가고 멈춘다. 멈춘 자리에서 오줌이 서서히 고인다. 지린내가 좁은 골목길을 통과하는 바람에 의해 집집마다 전해진다. 당당해 하던 소년과 아저씨의 표정과는 달리 오줌은 누추하고 경멸에 찬 모습이다. 2020. 8. 24. 시원하다 파도가 바닷가 절벽에 부딪혀 포말을 터트리는 모습은 시원하고 통쾌하다. 위로 솟구치는 물방울의 기세는 더위의 가슴 한복판을 창으로 겨누는 것 같다. 2020. 8. 24. 여름 한낮 바닷가 모래사장의 파라솔 아래는 시원할까. 한여름의 열기가 파라솔 아래에서 머무르며 숨을 고르고 있지는 않을까. 2020. 8. 23. 한여름 한여름에 보는 한겨울의 눈쌓인 그림은 눈을 시리게 한다. 바라보는 시선마저 단단하게 얼어붙는 것 같다. 마음도 곧 서늘해지는 걸 느낀다. 눈이 수북하게 쌓여있는 마을의 정경이 고즈넉하게 보인다. 짐승의 발자국조차 밟히지 않은 하얀 눈밭에 찬 겨울바람만이 훑고 지나갈 따름이다. 2020. 8. 23. 한여름 밤 더위를 참다못해 밤이 되면 불나방처럼 밖으로 튀어나온다. 편의점 파라솔 밑에서 시원한 음료수를 들이키며 재잘재잘 수다를 떨다가 들어온다. 2020. 8. 23. 이전 1 ··· 112 113 114 115 116 117 118 ··· 146 다음 320x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