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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림, 음악 에세이873

Henri Lebasque <Reading in the Garden> Henri Lebasque(프랑스,1865-1937), 야외의 한적한 벤치에서 책읽기에 몰두해있는 중년의 사내가 있다. 타인의 방해로부터 멀어지기 위해 의자의 한쪽 끝에 자리를 잡고 있다. 한낮의 햇빛을 막아주는 나무그늘은 시원해보이며 아늑한 보금자리처럼 보이기까지 하다. 그 곳은 책을 읽기위해 오래전부터 찾다가 찾게된 그만의 비밀장소일 수 있다. 2020. 3. 4.
kc concepcion <Breathe you> 처음같고 마지막인 것 같다. (Feels like the first time Seems like the last.) 어떤 감정이 그럴까. 그런 감정이 있다면 보편적으로 사랑이라고 말하지 않을까. 그 감정은 파괴적인 힘으로 '너라는 존재가 내게 모든 것의 의미가 되게' 한다.(You are all that ever means to me.) 2020. 3. 1.
Before You Exit <Suitcase> 떠나야 하는 상황이다. 남들은 그(그녀)에게서 떠나야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발은 떼어지지 않는다. 짐을 싸고 있지만 널 다시 안고 싶은 마음은 여전히 유효하다. 내가 어디에 가든지 널 데려가고 싶다고 말한다. (Bring you everywhere that I go.) 우리 사이를 갈라놓는 이 상황에서 어떤 말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기에 아무 생각없이 너와 함께 떠나고 싶은 마음뿐이다. (And now I just can’t find the words to say.) 마지막으로 남은 몇 시간마저 빨리 흘러가는 시간으로 느껴진다.(When the last few hours always feel like seconds.) 너와 함께 어디든 가고 싶다. 2020. 3. 1.
Richard van mensvoort <Reading and Art> Richard van mensvoort(네덜란드, 1972), Reading and Art 잠시 멈추게 된다. 책을 덮어놓는다. 읽을 책들이 읽은 책 뒤에 기다리고 있지만 지금은 독서에 관한 그 어떤 행위를 하지 않을 작정으로 가만히 앉아있다. 두께가 다른 여러 권의 책들이 책상에 쌓여있다. 삐뚤하게 모서리들이 튀어나온 모양이다. 책장에도 네모나게 각진 옆면에 굵게 쓰여진 책제목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눈길을 돌린다. 책을 읽을 수 없다.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이런 냉정한 마음은 주기적으로 흐름을 타고 생겼다가 사라진다. 오래 갈 수도 있고, 며칠 이러다 마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꽤 오래 갈 것 같다. 책에 대한 애정이 메말라버린게 아니다. 책에게서 그 어떤 감흥 따위를 놓치며 .. 2020. 2. 24.
Richard van Mensvoort <Spring snow> Richard van Mensvoort(1972,네덜란드), 한달이 지나 다시 한달이 됐다는 걸, 여러 공과금 지로용지들이 날라오면 실감난다. 한달동안 지내온 흔적들이 고스란히 지로용지의 숫자에 새겨져있다. 내가 이 정도로 살아왔다는 것을 숫자의 크기들이 알려준다. 난 그 숫자들을 파멸시킬 수 있는데 그럼과 동시에 나의 삶도 파국에 이르게 될 수 있다. 2020. 2. 19.
류시화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류시화 , 2019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알겠는가. 경험해 보고 느껴봐야 알 수 있다. 해보기도 전에 두려워하지 말라. 선입견을 갖고 쳐다보지 말라.나의 주관이 전부인 것 마냥 속단하지도 말라 .사람들 마음마다 사랑받고 싶어하는 영혼이 있다.그 영혼을 만나 달래주고 포옹해주며 공감하며 살라. 이 책은 2017년에 발간한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와 비슷한 성격의 아포리즘 이야기 엮음 책이다. 후속편이라 봐도 좋을 것 같다. 세계 곳곳의 짧은 이야기를 전해주면서 자신의 경험과 삶의 이치를 섞어 말하는 작가의 센스는 사뭇 남다르다. 이야기는 쉽게 읽혀지나 작가의 깨달음을 공감하는데 독자들마다 역부족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점을 유의하며 읽어야 할 거 까진 없다. 내가 현실에 잘 하지 못하더라도.. 2020.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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