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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림, 음악 에세이873

펜팔에세이1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0. 4. 24.
혼돈 혼돈스러움.... 이 삶을 해석하기엔 얽히고 설킨 혼돈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짙은 안개속을 거니는 불안한 마음처럼, 내 삶을 바라볼 때 엄습해오는 두려움과 긴장감은 나이를 더할 수록 그 떨림이 강해진다. 하나를 알면 그 하나를 더해 미궁속으로 빠져드는 진리란 것들은 하나같이 미로같다. 확실히 알고 있는 것 조차도, 어쩔 때는 그 사실이 불확실해지기도 한다. 확실한 것은 없다! 라고 믿어버리면 그만이지만, 그 뒤로 밀려오는 허무감이란 내가 감당할 몫으로서는 너무 벅차다. 이 세상은 너무 내게 많은 걸 알려줘 내 머릿통이 체증을 일으킬 것 같지만, 사실은 그 뒤로 감추는 것들은 더 많다. 2004.10. 2020. 4. 24.
입운동 말하기 귀찮아질 때 내가 어떤 말을 하여 입을 열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 막상 그런 생각은 내 입을 쉽게 열 수 없게 되는 계기가 된다. 말할 만한 생각이나 의지가 없다면 입을 운동시켜야할 이유를 갖을 수 없다. 2011.9.29. 2020. 4. 24.
숨소리 너는 나로 말미암아, 나는 너로 말미암아 호흡한다. 가뿐 숨을 몰아쉴 때 너는 숨을 고르고, 내가 죽은듯이 숨을 쉬고 있을 때 너는 숨가쁘게 심장질을 하고 있다. 하나가 아닌데 하나가 된 것처럼 숨을 쉬는 우리 둘은 떨리는 숨소리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듯이, 호흡의 일정량을 서로 나눠 갖는다. 허파를 차오르게 하는 이 뜨거운 열기는 혹은 너에 관한 나의 마음이, 간혹은 나에 관한 너의 마음이, 이따금은, 동시에 떠오르는 서로에 대한 잔상과 잔영들이 가슴 밑바닥부터 차올라, 폐부 깊숙한 데까지 파고들어가는 기억의 몸부림들이 되어 그것들이 가끔은 숨을 멎게 하는 것만 같다. 2004.10. 2020. 4. 24.
안개 길을 걷고 있었지. 내 발걸음은 마치 발주인의 기분따윈 상관하지 않고 신바람이 난 것처럼 앞사람들을 막 제끼며 어디론가 나를 데리고 다녔어. 나는 내 발걸음이 하는데로 내버려두었어. 내 발따위가 나를 어떻게 할지 두고보고 싶었어. 나를 수렁같은 곳에 데려간다해도 내 발걸음에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았어. 그런 내가 방귀차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도저히 빨라지지 않는 몸체인데도, 있는 힘껏 다해 달려가려는 방귀차의 고통스러운 몸부림이 그런 생각을 들게하였어. 나는 발걸음에 미처 따라가지 못하는 상체때문에 몹시 불편하기도 했어. 뒤로만 제껴지는 바람에 내 발걸음이 상당히 애를 먹는 게 아닐까하는 걱정까지 들었어. 조금이라도 발걸음에 누를 끼쳐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 육상선수들처럼 팔을 앞뒤로 휘저.. 2020. 4. 24.
매력 인간의 매력은 자신을 성찰하며 알지 못한 것들과 깨우치지 못한 것들을 배우는 데에 있다. 2004. 3. 21. 2020.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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