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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림, 음악 에세이873

꽃병 꽃병에 갇힌 꽃은 꽃이 가진 향기를 있는 힘껏 뿜어내기위해 애를 쓰다가 시든다. 꽃은 남길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있을 수 없음을 인정하고 최후의 발악으로 마지막 향까지 뽑아내 주변에 퍼트린다. 꽃병의 꽃향기가 들판의 꽃보다 향이 짙은 이유다. 2020. 9. 23.
그림 한 점의 그림안에는 작가의 생각이 묻어나있는데 그 생각을 말해주지 않는 한 통째 알기까지는 어렵고, 작가가 이 그림을 그려놓고 느꼈을 감상적인 부분에서는 비슷한 느낌으로 공감할 수는 있을 것이다. 2020. 9. 22.
This century <slow dance night> 이 노래로 월요일 저녁을 업 시켜보자. 축 처진 어깨로 귀가하였다면, 맛없는 저녁을 겨우 끼니로 해결하였다면, 누군가의 연락을 기다리다 지쳐 토라져 있다면, 이 노래로 한 방에 날려보자. 날려보낼 수 있다면. 2020. 9. 21.
This century <Bleach Blonde> 월요일이다. 먼데이신드롬이 괜히 있는게 아니다. 월요일은 월요일이니까 힘든 것이다. 이렇게 이유없이 힘든 날에는 음악을 들어야한다. 당신을 힘들게 하였을 모든 일과 모든 사람들을 음악으로 날려버려라. 날려버릴 수 있다면. 2020. 9. 21.
백색소음 야구중계방송은 내게 백색소음이다. 축구 중계는 경망스럽다. 캐스터는 골을 넣을 때나 골을 넣을 뻔하거나 골을 내주었을 때나 골을 내줄 뻔 하거나 할 거 없이 목소리를 높이며 흥분한다. 축구방송을 켜놓고 딴 일을 볼 수 없다. 방송 앞에서 꼼짝않고 방송 캐스터와 해설위원의 떠드는 소리를 들으며 선수들의 결정적이지 않은 플레이까지 숨죽이고 지켜봐야한다. 그러나 야구는 차분하게 진행한다. 야구경기는 전체적으로 정적인 경기여서 그랜드스램같은 이벤트 상황이나 9회말 끝내기 홈런 같은 경우가 아니면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은 별로 없다. 보는 이도 딴 일을 하면서 야구 경기의 흐름을 잃지 않고 관전할 수 있다. 2020. 9. 20.
표정 웃고 있다. 누군가를 향해 웃고 있을 수 있으며 무엇을 보고 웃고 있을 수 있다. 둘다 웃고 있는 건 사실이고, 표정에 완연한 웃음을 머금은 표정으로 순간적인 행복의 원천이자 정수로 끌어올린다. 2020.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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