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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레스트 헤들리<말센스> 일단 이 책의 터무니 없는 책값에 당혹스러워하고, 이 책에서 제시하는 무기력한 방법에 정신이 아찔해진다. 말로는 너무나 쉽지만 행동으로 옮겨질 가능성이 매우 낮은 방법으로 독자의 사기를 꺾어놓는다. 좋은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인격체'가 되라고 간접적으로 말하고 있다. 진심으로 이야기를 들어주는 태도를 갖기위해서 먼저 배려하며 존중하는 마음을 갖으라고 단호하게 일러주고 있다. 그런 마음 가짐이 아니라면 상대는 이미 너의 진심을 알아차리게 될 것이고 대화의 전개는 의례적이고 형식적인 이야기로 진행되다가 유쾌하지 못한 기분으로 끝맺게 될거라고 한다. 상대의 말에 공감하고 이해하기위해 노력하라고까지 말한다. 이러다가는 대화를 잘 하기위해서 산속으로 들어가 맹훈련을 받아야하는 상황까지 초래할지도 모른다. .. 2019. 5. 13.
Nigel Van Wieck<Lost> Nigel Van Wieck, Lost 전화를 걸어보려하였지만 수화기는 손안에서 맴돌았다. 하고 싶었던 말은 입안에서만 맴돌았다. 공중전화기 주변에서만 나는 맴돌았다. 맴돌다가 모든게 허사로 돌아갔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한다. 그게 평화로운 방법이라 할지라도 그 어떤 기대했던 일이 찾아오지 않는 것까지 바랬던 일은 아닐 것이다. 2019. 5. 13.
Nigel Van Wieck <Somewhere to go> Nigel Van Wieck 어느 곳으로 가고 있는 중이다. 목적지는 알 것 같기도 하지만 오리무중이다. 최종 목적지는 감히 장담할 수 없다. 다만 나는 어딘가로 가고 있다는 것만 확실하다. 맞는 길인지는 틀린 길인지는 그닥 신중하게 생각해보려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이미 돌아가기에는 먼 길을 걸어왔다. 지금 이 시점에서는 길에서 이탈하거나 잘못된 길로 들어서지 않기위해 합리적인 통찰력과 집중력이 필요하다. 2019. 5. 11.
Stanislaw Zukowski <Window> Stanislaw Zukowski, "Window" , oil on canvas, 1937, Polish Museum of America, Chicago 할 말이 없다는 것과 쓸 글이 없다는 것은 같은 상황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꼭 그렇지만은 아닐 수도 있다. 할 말이 없다는 것은 상대를 두고 하는 말일 수 있다. 쓸 글이 없다는 것은 나를 두고 하는 말일 수 있다. 너와 내가 같은 사람이 아니라면 말이다. 창밖과 창안은 같은 상황이 아니다. 창밖은 창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신경쓰지 않는다. 창안에서도 창밖의 일들을 관조하듯 바라본다. 창안팎은 창을 벽으로 다른 세계를 만든다. 나와 너 사이에 있는 벽은 무관심이다. 해줄 말도 써줄 글도 없는 것은 너와 나의 마음 속에 관심같은 게 말라버린 것이다. 너와 .. 2019. 5. 11.
Red Dawn Painting by Janise Yntema Red Dawn Painting by Janise Yntema '좋다는 걸 좋다'라고 말하는 것은 쉽지 않을 때도 있지만 그래도 어렵지는 않다. '싫다는 걸 싫다'라고 말하는 것은 때론 어렵지 않을 때가 있겠지만 실제로는 말하기 어려울 때가 더 많다. 상대의 감정과 기분이 언짢지는 않은지를 눈치를 보며 말을 할 때가 그렇다. 주워담기 어렵다는 말의 수정불가론의 협박에서 조심해지는 혀끝의 주저스러움이 온몸을 간지럽히며 괴롭게한다. 그래도 훗날의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모면하기위해서라도 설단을 단속해야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 2019. 5. 8.
[Vladimir Volegov] 책이 있어서 책을 보는게 아니다. 소싯적에는 킬링타임으로 책을 보았다. 집에서 혼자 놀게 없었던 나는 밖에 나가 누군가와 섞여 노는 대신 책으로 시간을 보내었던 것이다. 그렇게 깨알 같은 활자들과 시름하면서도, 시간 가는 줄 모른 채 아니 지루한 시간을 견뎌내며 책을 보았다. 그런 어릴 때의 습관이 나이가 들어서도 변하지 않았다. 웃프다. 책을 보는 게 마음이 편해지는 것으로 알고 허구한 날 책을 붙잡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제는 한술 더 떠 어느 누구라도 책 보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매혹적이지 않을 수 없다. 그림 속의 여인처럼 책에 몰두해 있는 모습은 너무나 아름답다. 당연히 책이 좋기는 하지만 책을 보는 대상의 모습에서 책이 주지 못하는 달달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니 얼마나 황홀한 일인가. 이런 극찬까지 하는 것 봐서는 얼마남지 않.. 2019.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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