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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림, 음악 에세이/그림이 있는 에세이

Stanislaw Zukowski <Window>

by soodiem 2019. 5. 11.

Stanislaw Zukowski, "Window" , oil on canvas, 1937, Polish Museum of America, Chicago

 할 말이 없다는 것과 쓸 글이 없다는 것은 같은 상황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꼭 그렇지만은 아닐 수도 있다.

할 말이 없다는 것은 상대를 두고 하는 말일 수 있다.

쓸 글이 없다는 것은 나를 두고 하는 말일 수 있다.

너와 내가 같은 사람이 아니라면 말이다.

 창밖과 창안은 같은 상황이 아니다.

창밖은 창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신경쓰지 않는다.

창안에서도 창밖의 일들을 관조하듯 바라본다.

창안팎은 창을 벽으로 다른 세계를 만든다.

나와 너 사이에 있는 벽은 무관심이다.

해줄 말도 써줄 글도 없는 것은

너와 나의 마음 속에 관심같은 게 말라버린 것이다.

너와 나의 세계는 더 이상 공유될 게 없다.

너에게 해줄 한마디의 말도

너에게 쓸 한줄의 글도

남길 수 없는 것은

어쩌면 같은 상황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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