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그림, 음악 에세이874 라디오 일을 하고 있을 때는 라디오를 켜놓는다. 운전을 하고 있을 때도 라디오를 켜놓는 걸 잊지 않는다. 라디오는 무언가를 할 때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함이 아니라, 집중력을 분산시키고 조금은 주위를 산만하게 해서 긴장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2021. 12. 22. 먼 북소리 무라카미 하루키의 를 오랜만에 손에 잡았다. 이 책은 아껴보는 중이다. 책을 아껴본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거기에는 다중적인 뜻이 담겨져 있다. 쉽게 읽혀지는 그런 만만한 책이 아니라는 점. 또 하나는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참지 못할 만큼 풍성한 재미가 기다리고 있지 않다는 점. 여행에세이이라서 작가가 보낸 시공간이 내가 사는 현실에서 공감되는 부분이 매우 약하다는 점. 뭐 이런 점들이 이 책을 한번에 많은 쪽을 읽게 하는데 어렵게 하는 점들이다. 그런데도 이 책이 좋다. 한가지를 추가한다면 바로 그 점이다. 이 책이 좋아서 아껴보는 것이다. 두고두고 이 책이 주는 즐거움을 누리고 싶어서다. 게으르지는 않지만 느긋하게 오후를 보내는 듯한 분위기. 서둘러 무엇인가를 하지 않아도 되는 일상에서 세상의 .. 2021. 12. 13. Loving Caliber -HOMESICK (ft. Mia Niles) Loving Caliber -HOMESICK (ft. Mia Niles) 2021. 12. 12. 먹먹하다 먹먹하다, 의 뜻을 되새겨보다. 체한 것 같이 가슴이 답답하다. 뒷통수를 세게 얻어 맞은 것 마냥 정신이 아득해지다. 아찔한 어지러움이 한차례 지나가고 난 뒤 숨이 멎을 듯 한 기분. 2021. 12. 10. Tauren Wells - Hills and valleys Tauren Wells - Hills and valleys 2021. 12. 9. 헤르만 헤세 -일기장 한쪽 헤르만 헤세 -일기장 한쪽 집 뒤 언덕진 곳에 오늘 나는 뒤엉킨 뿌리들과 자갈이 많은 땅을 파헤쳐 구덩이를 하나 깊숙이 팠다. 그 구덩이로부터 돌을 하나하나 골라냈고 메말라 푸석거리는 흙도 파냈다. 그러고는 한 시간 동안 그 오래된 숲 속의 여기저기에 무릎을 꿇고 손에 삽을 들고 썩은 밤나무 밑둥치에서 그 검고 버슬버슬하고 따뜻한 버섯 냄새가 나는 흙을 파내 두 양동이에 가득 담아 옮겼다. 그리고 그 구덩이에 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나무 주위를 이탄질의 흙으로 잘 감싸주었고, 햇빛에 따뜻해진 물을 살살 부어 뿌리를 씻어주고 진흙으로 부드럽게 메워주었다. 작고 어린 나무는 거기 서 있다, 앞으로도 거기 서 있을 것이다. 우리가 다 사라진 뒤에도, 우리가 사는 날들의 소란스런 위대함과 끊임없는 고난과 그 .. 2021. 12. 9. 이전 1 ··· 70 71 72 73 74 75 76 ··· 146 다음 320x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