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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림, 음악 에세이/그림이 있는 에세이326

여름 석양(석유곤로) 불볕의 태양이 이글거렸던 자리에는 생채기처럼 남아 하늘을 붉게 물들인다.불붙은 석유곤로 심지의 붉은 빛과 푸른 빛을 떠오르게 하는 저 붉고 푸르댕댕한 빛은, 아직 가시지 않은 더위의 흔적으로 남아있다. 석유곤로 위의 삼발이에 자주 올라왔던 양은냄비는 노을을 닮았다. 한낮의 더위는 밤하늘에 마지막 노을로 작렬하게 산화하며 어둠에 밀려난다. 노을을 닮았던 양은냄비는 아직까지도 끓고 있다. 냄비안에는 열대야가 씩씩거린다. 2024. 6. 26.
강렬함 강렬함 강렬함은 때를 기다리다 분출되는 힘이다. 타이밍과 상황이 절묘할 때 터져나오는 에너지다. 강렬함은 힘을 잔뜩 응축해야하는 기다림이 필요하다. 2024. 6. 14.
5월. 5월5월에게묻는다. 오늘 5월이 간다고다시 묻는다.오늘이 끝이라고오늘 지나면 5월은 없는 거라고 없는 5월을 내일에게 요구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내일은 내일의 할 일을 해야 하는 일만 있을 뿐이라고5월은 오늘로 지나가는 거라고잘 갈 수 있도록 오늘을 잘 보내야 한다고... 5월은 말한다. 2024. 5. 31.
Peace Peace  평화를 못견디는 때가 있다. 평화를 깨고 싶어서 몸이 달아오르는 때가 있다. 고요하게 흐르는 정적을 마주하는 게 힘이 든다. 인내하기 어려운 시간, 그 시간을 보내야할 때 파괴해야할 시간으로 다가오는,그런 시간을 산산이 부서야 하는,... 그 순간이 있다. 2024. 5. 29.
졸음 졸음 슬그머니 다가오는 이 녀석.친한 사이라도 되는 것처럼 달라붙는다. 녀석을 쫓아내려는데 떨어지지 않는다.녀석이 내게 붙어서 기생하는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지만, 대체로 한낮의 오후다. 오후가 되기전까지는 어딘가에 떠돌다 점심 이후로 찾아온다. 한번 붙은 녀석은 악착같이 붙어있는다. 커피의 카페인에게 원조를 받지만 지원군의 세력이었봤자 오합지중이라 이 녀석한테는 속수무책이다. 눈은 떠있지만 눈은 이미 감은 것과 같다. 눈은 뜬 거 같은데 눈 앞이 깜깜한 느낌.눈 앞의 형체가 일그러지고 흐릿하다. 나는 녀석에게 압도당하고 있다. 2024. 5. 24.
허리 한 번 펴보며 허리 한 번 펴보며책상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길다. 글을 보고 글을 쓰는 일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이렇다. 오래 앉아있다보면 허리에 무리가 가진다. 당연 허리가 아프고, 어깨, 목까지 통증이 올라온다.이럴 때는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 한 번 펴본다. 2024.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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