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956 바다가 널 부를 때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0. 6. 21. 사색의 빈곤 글이 써지질 않는 요즘이다. 긴장과 초조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은 걱정에만 치달아 생각이 빈곤해진다. 그래서 당연 필력도 약해진다. 2020. 6. 20. 일상적 파괴 낙엽조차 밟을 때도 조심해야 한다. 신경을 날카롭게 세우고 한발 한발 떼어야 한다. 우울해야 할 때 조차 우울하지 않아야 한다. 동굴에 웅크려 있고 싶어도 광장에 나와야 한다. 원하는 것을 하려 하면 다치게 될 수 있는 일상적 파괴가 도사리고 있다. 2020. 5. 31. 계절 계절은 봄을 지나고 있다. 봄은 자기가 봄이란 걸 알리 없겠지만, 혹은 봄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의 의중을 알턱도 없겠지만, 서서히 여름색으로 바뀌고 있다. 말을 잘못했다. 봄은 가는게 아니라, 변하는 것이다. 봄이 변해 여름이 된다. 다른게 아니다. 같은 건데 옷을 갈아입어서 다른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봄이 갔다느니 여름이 성큼 왔다느니 하는 사람들의 호들갑에 계절은 콧방귀를 뀔 것이다. 2020. 5. 26. 조안나 <그림이 있어 괜찮은 하루> 그림이 있어 괜찮지 않을 하루가 괜찮아질 수 있는 걸까. 그럴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어쩌다 한 번씩은 겪을 수 있는 일이 아닐까. 그림을 좋아하는 이라면 그 가능성의 확률은 조금 높아지겠지. 그림에게 위안을 받을 수 있고, 그림에게 잔잔한 기쁨을 느낄 수 있다면은 꽤 괜찮은 하루가 될 수 있을 것이다. 2020. 5. 26. 김영하 <여행의 이유> 여행에는 각자 나름의 이유가 존재한다. 그 이유 때문이라도 여행을 떠나게 되고, 시간이 되면 다시 돌아온다. 다시 돌아오지 않는 여행도 있을려나. 인생이 긴 여정이라고 본다면 끝내 우리는 여행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여행자이다. 잠깐 잠깐의 여행에서는 귀가할 수 있지만 내 삶의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우리는 차분히 뒤를 돌아보며 감회를 누릴 수 있을까. 아니면 우리는 다시 돌아갈 어딘가가 있기라도 한 걸까. 2020. 5. 26. 이전 1 ··· 128 129 130 131 132 133 134 ··· 160 다음 320x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