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959 2020.11월 탈고한 단편들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0. 11. 5. 겹문장, 이어진 문장 오늘은 문장을 자연스럽게, 질질 끌지 않고 명료한 방식으로 단순한 미학을 발휘하여 쓰고자한다. 이미 문장은 나의 의도를 알아채고 짧게 쓰여지기 위한 태세를 갖춘 듯 하다. 어떤 것이든, 어떤 현상이든 단순한 것이 아름답고 모던한 감각이 살아있는데, 문장도 마찬가지 같았다. 되도록 겉문장(안은문장) 안에 속문장(안긴문장)이 섞인 겹문장을 쓰지 않도록 주의하고, 또한 연결어미를 염치없이 사용하면서 이어진 문장을 계속해서 이어쓰는 습관도 조금은 자제해야할 필요가 있다. 주어와 서술어를 연결하는 목적어 하나 정도로 문장을 끝맺어야하겠다. 2020. 11. 5. 추위 날씨가 차가워졌는데, 바람이 불어서 그랬던 것 같고, 바람만 분다고 해서 날씨가 추워지는 것은 아니었는데, 어제 내린 비의 영향 때문인 것 같았고, 비가 내린 이유로 다음 날 날씨가 추워지는 것만은 아닌 것 같았는데, 둘 다 이유인 것 같았고, 동시에 둘 다 이유가 아닌 것 같았고, 그 둘과 상관이 있거나 없거나 오늘 아침에는 공기가 다소 쌀쌀하였다. 2020. 11. 4. 간지럼 몸이 간지러워 몸을 긁었지만 시원하지가 않아. 사실 간지러웠던 곳은 몸이 아니라 머릿속이 간지러웠던거야 머리는 교묘하게 몸통 어딘가를 대신 긁는 식으로 간지럼을 해소하려했던거지. 근데 머리속을 긁을 수는 없으니까, 머리는 나름 꾀를 낼 수 밖에 없었겠지. 물론 간지럼이 해결된 건 아니야. 머리통을 열어 간지럼이 일으키는 곳을 찾아 효자손을 집어넣고 벅벅 긁어야하는데 그럴 수 있을까. 2020. 11. 3. Lauv <modern Loneliness> 11월 첫날, 비가 내리고 있다. 모처럼 오는 가을비다. 이런 비는 즐겨야하는 법인데, 즐길 수 있을테면 즐겨봐, 하는 식으로 추적추적 내린다. 보는 것만으로도 비를 즐기는 기분이다. 2020. 11. 1. 눈물 눈이 간지러워 비볐더니 더 간지러워졌고 눈알이 아파진 듯 하였고 눈을 못 뜰 지경이 되었다. 왜 하필 눈이 간지럽게 되었는지 한탄스러웠고, 발바닥이나 옆구리가 간지러웠다면 차라리 나았을 텐데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옆구리가 간지러웠다면 신경질이 날 것 같았고, 발바닥이 그랬다면 발로 무언가를 찼을지도 모른다. 눈을 못뜨게 되니 눈물이 고이게 되었는데, 눈물이 나니 슬픈 것 같았고, 슬픈 감정은 꽤 오랫동안의 감정으로 남았다. 슬픔은 슬퍼서 슬퍼지는 감정은 아니었는데, 슬픔이라고 말하니 슬픔의 감정 같은 것이 되어버렸고, 만약 기쁨이라고 말했다면 기쁨의 감정이 되어버렸을 것만 같았다. 2020. 10. 30. 이전 1 ··· 115 116 117 118 119 120 121 ··· 160 다음 728x90 320x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