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간지러워 비볐더니 더 간지러워졌고 눈알이 아파진 듯 하였고 눈을 못 뜰 지경이 되었다.
왜 하필 눈이 간지럽게 되었는지 한탄스러웠고, 발바닥이나 옆구리가 간지러웠다면 차라리 나았을 텐데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옆구리가 간지러웠다면 신경질이 날 것 같았고, 발바닥이 그랬다면 발로 무언가를 찼을지도 모른다.
눈을 못뜨게 되니 눈물이 고이게 되었는데, 눈물이 나니 슬픈 것 같았고, 슬픈 감정은 꽤 오랫동안의 감정으로 남았다.
슬픔은 슬퍼서 슬퍼지는 감정은 아니었는데, 슬픔이라고 말하니 슬픔의 감정 같은 것이 되어버렸고,
만약 기쁨이라고 말했다면 기쁨의 감정이 되어버렸을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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