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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림, 음악 에세이768

10. 무라카미 하루키 <1Q84> 제9장 10. 무라카미 하루키 제9장 오랜만에 1Q84로 돌아왔다. 한달 반 정도 걸렸을까. 중간에 잠깐 다른 책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었다. 한 눈을 팔고 다시 돌아오게 되었을 때, 새로운 기분이 든다. 책을 읽다보면 질리는 경우가 있다. 책의 분량이 많은 것도 한가지 이유가 될 수 있으나, 상황 전개가 다소 지루해질 때 다른 책에 시선을 돌리게 한다. 몇 달만에 다시 손에 집은 1Q84,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9장 속으로 들어가보자. 9장에서는 이 책의 제목 가 어떻게 붙게 되었는지, 그 이유가 밝혀진다. 아오마메는 자신이 처한 새로운 상황에 적당한 명칭을 부여하고 싶어졌다. 1984년. 숫자 9자리에 Q를 대신 넣었다. Q는 question mark를 뜻한다. 1984년은 그녀에게 의문을 안고 있는 해이.. 2024. 2. 29.
2.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2장 2. 샐린저 2장 2장은 홀든이 스펜서 집을 방문하고, 둘이 나누는 대화가 전부다. 홀든은 학교에서 낙제를 받아 그만두게 될 상황에 처했다.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기 위해 스펜서 집에 들렀다. 홀든은 스펜서 역시 가식적이고 위선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홀든이 바라보는 세상은 그렇다. 뭔가가 뒤틀리고 꼬였다. 불만이 분노로 솟구치려고 한다. 그러나 홀든은 스펜서가 그런 면이 있다고 해서 아주 미워하지는 않는다. 홀든은 나이가 많고 몸이 약한 스펜서를 한편으로는 안스러워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을 조금은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스펜서 교사의 집을 방문하고 있는 게 아닐까. 물론 진부하게 늘어놓는 식상한 말들이 듣기에 거북스럽지만 그래도 참을성있게 듣고 있지 않는가. 2024. 2. 27.
1. J.D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1장 1. J.D 샐린저 1장 1장은 이 소설의 시작이다. 뭐 당연한 얘기를 하고 있다. 당연한 얘기를 뻔하게 하고 있는 이유는 소설의 시작을 자신과 자신의 주변에 대해 소개하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배경을 지루하게 묘사하는 식으로 시작하는 소설이 있다. 혹은 어떤 사건이 일어나기 전의 상황을 설명하는 식으로 시작하는 소설도 있다. 그런데 호밀밭의 파수꾼은 1인칭 시점으로 거침없이 화자의 감정과 기분을 쏟아낸다. 이런 식의 전개는 이야기를 시작하는 데 있어, 많은 고민과 전략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마치 일기처럼 말이다. 1장은 이 소설의 주인공 "홀든' 이 등장하고, 그리고 D.B라고 불리우는 홀든의 "형", 홀든이 다니고 있는 학교의 나이 많은 교사 "스펜서"가 등장한다. 아직 이야기 전면에 .. 2024. 2. 26.
산책(너에 대한 생각) 산책(너에 대한 생각) 이 길을 걸을 때마다 생각한다. 이 길은 무언가를 생각하게 한다. 생각은 이 길을 걷게 될 때 떠오른다. 생각은 다른 길을 걸을 때도 떠오르기는 하지만, 이 길은 무언가를 특별하게 생각하게 하는 것이 있다. 이 특별한 생각은 이 길을 걸을 때 분명하게 내 머릿속을 채운다. 이 생각은 처음부터 특별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특별하게 의미가 붙여졌고, 한번 붙여진 의미는 결코 떨어져 나가지 않았다. 나를 붙잡는 이 특별한 생각은 이 길을 걸을 때마다 내 주변에서 맴돌았다. 나를 사로잡는 이 생각은 이제는 특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 길을 걸을 때, 찾아오는 이 생각은 더이상 특별하지 않다. 이 생각은 그저 이 길과 만나게 되면 자연 발생하는 생각일 따름이다. 반사적인 반응일.. 2024. 2. 16.
욘 포세 <겨울> 욘 포세 1. 어느 여름 날, 2.가을날의 꿈, 3. 겨울. 계절의 순서에 따라 3부작 마지막, 겨울편이다. 에는 등장인물 남, 녀 1명씩이다. 남자는 아내와 자식이 있다. 가정이 있는 남자다. 반면에 여자는 그 남자의 애인이라 할만한 사이다. 그렇다면 그 둘의 남녀는 연인관계라고 볼만하다. 그 둘은 서로 원하면서 그 속마음을 번갈아 감춘다. 처음에는 남자가, 다음에는 여자가 숨긴다. 서로가 밀고 당기는, 소위 밀당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그 둘은 서로를 원한다는 것이다. 때로 우리는 이미 맺은 관계 때문에 다른 관계를 포기해야하는 때가 있다. 그래서 갈등과 혼란의 늪으로 빠져들어가기도 한다. 현실과 감정, 그 둘을 나란히 놓고 저울질하기는 어렵다. 현실이 앞설 때도 있고, 감.. 2024. 2. 16.
욘 포세 ' 가을날의 꿈' 욘 포세 ' 가을날의 꿈' '가을날의 꿈' 은 희곡의 대본이다. 대본의 대화는 압축적이며 함축적인 면도 있다. 마치 노래 가사처럼 들릴 수도 있고, 시를 읊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것은 듣는 청자 혹은 읽는 독자의 자유다. 노래 가사나 시가 그렇듯이, 여백이 있고 그 여백안에는 여운이 감돈다. 배우가 뱉는 말들은 무대의 텅 빈 공간안에서 맴돈다. 그것은 곧 객석에 앉아있는 청중에게로 옮겨진다. 그것을 무드, 필링이라 달리 말해도 좋을 듯하다. 물론 무대의 장면이 떠올랐을 뿐이지, 이 희곡의 공연을 본 건 아니다. 대본을 읽으면서도 그런 감정이 이입될 수 있었다는 건, 욘 포세의 글이 힘이 있다는 걸 암시한다. 파워풀한 힘의 성질은 아니지만, 은근히 감정을 젖어들게 하는 필력을 소유했다. 어렵게 글을.. 2024.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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