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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림, 음악 에세이/그림이 있는 에세이326

졸음 낮에 졸음을 쫓아내기란 여간의 의지를 갖고서는 보통 당해낼 수 없다. 허벅지를 꼬집고 양손으로 뺨을 가볍게 때리는 수준으로는 졸음이 달아나지 않는다. 졸음은 그럴수록 자신에게 가한 학대에 버금가는 괴로움을 준다. 순간 진공상태 같은 짧은 잠에 빠지게 하며, 아찔하고 아슬아슬한 상황으로 이끈다. 2023. 6. 27.
6월이라서 6월은 각자 어떤 느낌이 닿는 한달일까요. 여름이 시작되는? 장마? 초록으로 가득찬? 일년 열두달중 한가운데라 피곤한? 그래서 뭔가를 시작하기에 이미 늦어버린, 하던 일이나 잘 하라,는 충고를 묵묵히 수용해야하는. 그럼에도 저는 6월들어 체중을 줄이기 위한 몇 가지 일들을 시도했고, 그 중 하나가 운동을 시작했다는 거, 그리고 소금을 일부러 먹고 있다는 거, 다시 힘을 내어 책읽기에 공들이고 있다는 거, 이미 6월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아직 6월이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나름의 정성을 들여 정진하는 일들이 있기에 현재의 6월은 꽤 괜찮은 달로 여겨집니다. 2023. 6. 13.
좋은 글쓰기 요령에 대해 소위 좋은 글쓰기의 요령은 다음과 같다. 1.쉽고 친근하게 쓴다. 2.글의 목적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 보고 쓴다. 3.짧고 간결하게 쓴다. 군더더기야말로 글쓰기의 최대 적이다. 4.수식어는 최대한 줄이고 진정성을 확보하라. 5. 문장은 자를 수 있으면 최대한 잘라서 단문으로 작성하라. 6.통계 수치는 글의 신뢰를 높일 수 있다. 7.글은 자연스럽게 쓰되, 인위적으로 고치려 하지 마라. 8.중언부언하지 말라. 9.중요한 것은 앞에 배치하라. 단락 맨 앞에 명제를 던지고, 뒤에 설명하는 식으로 서술하라. 10. 한 문장 안에서는 한 가지 사실만을 언급하라. 11. 같은 메시지는 한 곳으로 응집력 있게 몰아서 배치하라. 12.글의 논리가 기본이다. 멋있는 글을 쓰려다가 논리가 틀어지면 아무 것도 아니다. 13.. 2023. 4. 18.
오후들어 날이 풀리더니 움직이면 살짝 덥기까지 했다. 이런 날에는 아무 것도 하기 싫게 되는데, 평소에도 날씨가 어떤 모습을 보이든 상관없이 어떤 일을 하기 싫은 건 마찬가지지만, 조금이라도 땀이 날 것 같은 날에는 1% 움직일 가능성이란 애당초 없는 것처럼 그저 아무 것도 하는 것 없이 가만히 있고 싶다. 2023. 3. 27.
날씨 얘기 마땅히 할 말이 없을 때, 글로 쓸만한 소재를 딱히 찾지 못했을 때 으레 사용할 수 있는 화두는 날씨입니다. 가장 만만하고 싱거운 주제라서 누구라도 별 생각없이 선택합니다. 저 역시 할 말도 없고해서, 그렇다고 글로 남길만한 생각이 없기도 해서 날씨로 시작하는 말을 혹은 글을 써볼까 합니다, 라고 단정 짓듯 말하는 것이 에둘러 말하는 것보다 예외적으로 나을 수도 있는, 오늘은 보통의 날과는 다른, 어떤 의미가 부여되어도 좋을 날씨로 보여서, 오늘 아침에는 날씨에 관한 얘기를 놓치고 싶지 않은 분명한 이유가 생겼고, 그래서 서두의 시작을 날씨에 대해 언급하려 합니다. 지난 3월 21일이 세계 물의 날이었습니다. 극심한 물부족 현상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가까이 국내에는 남부지방이 가뭄으로 어려움.. 2023. 3. 23.
요새 옷을 입을 때마다 몸에 맞는 옷을 입을까, 아니면 옷에 맞는 몸을 만들어볼까, 하는 별 시덥잖은 생각을 한다. 그런 생각은 우물처럼 파고 들어가는 경향이 있는데, 매번 비슷하게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것 같은 생각을 하게 하고 그런 생각은 이미 정해진 답처럼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는데, 매번 빗겨가는 일 없이 기시감을 떠오르게 하며 안해도 될 생각을 하게 하고 그런 생각은 가끔씩 집요하게 나를 사로잡아 정신을 못차리게 하는데 매번 그런 식이고 그래서 내부와 외부를 넘나드는 클라인 병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더 이상 생각을 하게 되면 정말 정신이 어떻게 될 것 같은 생각을 하게 되고, 매번 그렇지만, 생각을 끊어야할 때, 생각을 끊지 못하고 생각을 더 하게 되는데, 결국 옷에 대한 생각으로.. 2023.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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