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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Vilhelm Listed]신나라 Peter Vilhelm Listed(1861-1933,덴마크), Girl raeding a letter in an interior(1908) 거실안으로 비스듬히 손을 뻗듯 들어오는 햇살속에서 혼돈스런 먼지들이 나의 시선을 잡아끈다. 그것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이곳에 있는 나는 내가 이상으로 삼았던 삶과 아주 거리가 멀다는 느낌을 받는다. 한번뿐인 삶을 그토록 이질감을 느끼는 공간에서 시름을 앓듯 욕짓을 해대는 내 모습이 한심스러워 안타깝다. 먼지들이 차분히 바닥에 가라앉아있을 쯤, 나는 다시 한 번 나의 명상에 빠져 나의 신나라를 꿈꿔본다. 2018. 11. 8.
[Henri Rousseau]열등감 Henri Rousseau(1844-1910), The snaker Charmer(1907) 네가 부끄러워 여기는 열등감이 사실은 너를 더욱 강하게 단련시켜 놓는다. 열등감이 많은 인간들은 자신 앞에 높은 담을 세워놓고 자신의 벽을 넘으려하는 자를 적대하고 자신의 벽보다 낮은 자들을 업신 여긴다. 그런 자신을 비난하는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사수하는데에 더욱 열중한다. 2018. 11. 4.
[JIm Wodark]어느새 가을 JIm Wodark(1958-, USA) 어느새 가을이다. 가을은 잠깐 시원해진 여름이다. 그러면서 점점 추워지려는 겨울이기도 하다. 가을은 그런 계절이다. 그래서 가을이란 간절기 옷은 며칠 입어보질 못한다. 이런 여름과 겨울의 상극간에 서있는 가을은 참 멋지다. 그 둘을 자연스럽게 이어주기 때문에 매력적이다. 점점 더워지려는 날씨보다는 점점 서늘해지려는 날씨가 좋다. 2018. 11. 1.
[Dima Dmitriev] 목마른 웃음 Dima Dmitriev(1974-, 러시아) 무엇이 너를 이토록 목마르게 하였던가 가시지 않는 너의 결코 길지만은 않은 생애의 갈증을 너는 시원하게 해소할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지 않는가? 어리석다 네 생각이나 너를 생각하는 내 생각 역시 이처럼 어리석을 수도 없다. 기대와 예측과는 상관없이 제멋대로 돌아가는 혼란스러움에 어리둥절하는 네모습이나 내 모습이나 피차 어리석은 중생의 그림자보다 더 나을게 뭐가 있겠소랴 웃습다 웃음이 나오는걸 억지 참는 것도 더 웃습다 배꼽잡게 웃습다. 2018. 10. 31.
[Pierre Edouard Frere] 비오는 날 함께 걷기 Pierre Edouard Frere(1819-1886,프랑스) 소녀는 아침에 일어나면 먼저 하늘을 본다. 소녀는 찬란한 아침 햇살이 창틀에 부서셔 내리지 않아도 좋고, 검게 그을린 구름이 눈앞을 채워도 좋았다. 단지 바라볼 수 있는 하늘이 있어서 좋았다. 오늘의 하늘은 먼발치에서 밀려오는 구름들 때문이라도 한낮에 비가 올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이런 날씨에는 우산을 챙겨가는게 좋을거야,라고 혼잣말을 하며 현관문에 기대어있는 우산에 손을 뻗었다. 아니나다를까 오후가 되더니 하늘의 구름이 낮아지고 두터워지면서 빗방울을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소녀는 우산을 폈다. 우산살 한쪽이 망가져 있었지만 비를 피하는데 문제는 없었다. 집으로 접어드는 길목에 들어섰을 때 한 소년의 눈과 마주쳤다. 소녀는 소년에게서 눈을.. 2018. 10. 31.
[박수근]과일쟁반 박수근(1914-1965), 과일쟁반 소박함을 잃어버렸거나 소박함을 잊고 지낸다거나 둘중 하나 혹은 둘 모두일 수 있는 우리의 일상 2018. 10. 30.
[René Magritte]페르소나 René Magritte(1898-1967,벨기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처신이 원만한 인간관계의 합리적 태도인가에 대해 고민해본다. 표정없는 얼굴이 아닌, 진정성이 결여된 표정있는 얼굴로. 2018. 10. 29.
[정영문] 강물에 떠내려가는 7인의 사무라이 2018.10.20. workroom(워크룸프레스) 출간 아직 내 손에 들어오지 않은 정영문 작가의 신간이다. 어떤 내용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만의 작법에서 크게 빗나가지 않는다면 의식의 흐름에 따라 쓰여지는 말들의 향연이나, 집요하게 따라붙는 망상들에 관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점점 난해해지는 그의 소설들이 어려운 독서로 빠져들게하지만, 오징어를 질겅질겅 오랫동안 씹어먹는 것처럼 그의 문장들을 곱씹다보면 나도 그처럼 망상속에서 허우적대는 꼴을 마주치게 된다. 근데, 턱주가리가 아프긴 해도 질긴 오징어의 짠물을 뽑아먹을 때의 맛과 같은 재미를 주는게 정영문작가의 글이 주는 매력이다. 2018. 10. 28.
[Richard Blunt]혼자 Richard Blunt(영국) 소위 그림 그리는 화가란 작자들은 혼자 있는 사람들의 모양새를 다 저렇게 그린다. 처량하다못해 측은하기까지 하다. 세상의 모든 외로움과 쓸쓸함을 혼자 끌어안거나 등에 이고 있는 듯 하다. 설령 홀로 있는 이가 고독한 사람일지라도 혼자만의 시간에 즐겁고 만족해하는 뉘앙스는 살리지 못하는 것일까. 꼭 누구랑 함께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자신을 위해 온 시간을 점유하고 있는 그 누군가는 이해받지 않아도 되는 나름의 행복을 찾은게 아닐까. 2018.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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