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고 있지?
나는 예전과 같이 별다른 계획에서 빚어지는 어떤 일들의 상황을 겪지 않고,
어쩌면 평화로움의 극한 일상 속에서 그윽하게 편안하다 못해 지루하고 따분한 하루를 보내고 있지.
그런데 오늘은 잘 쳐다보지 않는 거울을 마주하게 되었고,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게 되었어.
거울 속의 한 사내의 머리는 어느새 하얀 머리칼이 늘어 보였고,
곧 머지않아 하얀 머리칼로 머리를 덮어버릴 것처럼 보였지.
그래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건, 탈모가 아니라는 점이었어.
부모로 부터 물러받은 것중 좋은 것이라고는 몇 군데 없는데,
나이가 들면서 갈수록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바로 머리칼이 두피에 잘 붙어있다는 사실이지.
어쩌면 가장 감사해야할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점점 나이가 채워질수록 보지 못해서 알지 못했던 부모의 은혜에 서서히 눈이 떠지는 것 같은 기분이야.
아마도 나이가 들어 철이 든다는 것은 이 사실을 깨닫게 되는 걸 가리키는 게 아닐까 싶어.
오늘도 푹푹 찌는 무더위에 건강하게 잘 보내기를 바랄게. 다음에 또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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