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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림, 음악 에세이/그림이 있는 에세이

H에게

by soodiem 2022. 8. 7.

 잘 지내고 있지?

여름이 멋진 것은 하늘 때문 인 것 같아. 

파란 하늘에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구름들을 보고 있으면 계절이 여름이란 걸 실감하게 돼.

여름은 내가 싫어하는 계절 중 하나지만, 하늘과 구름을 보고 있으면 마냥 싫다고만 말할 수 없는 것 같아. 

여름의 더위가 조금은 용서가 되고, 꼭 그렇게 해줘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정말 여름에 구름이 없었다면, 여름을 보내기 너무 어려웠을 거야. 

나만큼 구름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도 헤르만 헤세 정도가 아닐지 몰라. 

헤세는 일찍이 구름을 보고 이렇게 말했지. 

"구름은 마치 갓 태어난 생명처럼 감미롭고 부드러우며 평화롭다. 그것은 아름답고 풍요롭고 마치 착한 천사들처럼 너그럽다."

마냥 구름이 착한 천사들처럼 너그럽지만은 않지만, 

한가롭고 한적한 때에 바라본 구름의 인상은 꼭 그럴 것 같아. 

여름 날에 하늘의 구름만 보고 있어도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니까.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지평선 끝자락에서 피어오르는 한낮의 뭉게구름, 해질무렵의 깃털구름, 동트기 전의 양떼구름 등을 함께 보았으면 해. 

그런 때가 있었으면 좋겠다. 

잘 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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