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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보는 영화 주말에 보는 영화  1. 머큐리 (1998) 1998년에 개봉한 영화다. 꽤 세월이 흘렀다.  당시 혹평을 받았다.  이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액션영화일거라는 생각에 컨택했던 영화였는데, 드라마 같은 흐름에 실망했던 기억도 난다. 브루스 윌리스 하면 액션일거라는 수식이 있었기에 더 그랬던 것 같다. 영화 속에는 자폐증상이 있는 시몬이란 아이가 등장한다.이 아이는 퍼즐을 좋아하는데, 어느 날은 퍼즐 잡지에 실린 암호 코드를 해독한다. 퍼즐 잡지에 암호를 심어놓은 주체는 NSA라고 불리우는 정보기관이다. 퍼즐의 정답을 알아낸 시몬은 NSA에 전화를 걸었고, 그 이후 불행이 찾아온다.퍼즐의 암호는 '머큐리'라고 불리우는 국방 일급 비밀이었고, 세계 곳곳에 활동하는 미국 스파이들을 보호하는 일종의 보안 장치인.. 2024. 5. 5.
음악은, 미술은 음악은, 미술은 음악을 들으면 들을 수록 다가오는 감정은 음악이 위대하다는 사실에 탄성을 짓게 하는 것이다. 그림은 사물의 재현이라는 단계에서는 그 벽이 높지는 않다. 그러나음악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포착해서 멜로디를 지어야한다. 그것은 순전히 그 사람의 머릿속에서 창작되어지는 것이다. 음악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예술이다. 그래서 음악은 미술보다 위대하다. 이런 깨달음을 일찍이 알고 미술을 시작했다는 괴짜도 있다. 파울 클레라는 작가인데 음악이 미술보다 훨씬 앞서 있어서, 자신이 미술의 수준을 높여야겠다는 의지가 생겨 미술을 하게 됐다는 거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아방가르드 성향을 보이며 추상미술에 빠져든다.그렇지만 그의 추상미술이란 것도 기하학적인 도형, 기호를 사용하여 평면에 그려내는 것이다.. 2024. 5. 3.
엔니오모리꼬네 <First Youth> 엔니오모리꼬네  https://youtu.be/XpvhW0USk_M?si=Ep_CX-kfuWomHxkW첫눈에 반해버린 한 소녀가 보인다. 무뚝뚝하지만 든든하게 내 편이 되어줄 것 같은 할아버지도 보인다. 눈앞에 어른거리는 두명의 대상은 어김없이 이 음악을 듣고 있을 때마다 멜로디를 따라가며 떠오른다. 그 둘은 한때 여리고 뜨거웠던 심장을, 그리고 이미 식었지만 그래도 뛰고 있는 내 심장을 먹먹하게 만드는 상징적인 존재다. 이제는 까마득해진, 잘 기억이 날 것 같지 않은 어린 시절로 나를 데려다 준다.   언제나 비슷한 풍경이다.그림 속 같은 장면들이다. 내 머릿속에서 이미지화된 모습이다. 아름답지만 꼭 아름답지는 않다. 설레임도 있지만 꼭 설레임만 있지는 않다. 성장통 같은 아픔이 있고, 이별의 상처로 .. 2024. 5. 3.
12.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12장 12. 샐린저  12장 홀든은 호텔에서 나왔다.그는 예전에 형과 함께 몇 번 간 적이 있었던 나이트클럽인 어니즈로 향한다. 홀든은 예민한 택시기사와 센트럴파크 호수의 오리와 물고기에 대해 얘기를 나눈다. 별 시덥잖은 멍청이같은 대화의 주제다.그런만큼 홀든은 외로워보이고 고독해보인다.누구라도 붙잡고 마음 속 얘기를 나누고 싶어한다.그러나 그런 대화상대는 없다. 나이트클럽에 가도 멍청이들 뿐이다.  멍청이 피아니스트가 피아노를 가식적으로 치고 있었고, 멍청이들이 술앞에서 멍청이같은 대화를 나누고 있을 뿐이다. 한껏 멍청이가 된 것 같은 홀든은 더이상 이곳에 머무를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밖으로 나온다. 2024. 5. 2.
뜻대로 되지 않는 삶 뜻대로 되지 않는 삶한 여인이 힘이 겨울 정도로 염소의 목끈을 잡아 당기고 있다.염소는 이에 질세라 반대방향으로 몸을 틀어 버티고 있다. 여인과 염소.각자 가고자 하는 곳이 다르다.누구의 잘못인가.어떤 생물이 더 잘못하고 있는 것인가.목줄을 잡아당길수록 염소 목의 핏줄이 곤두 선다. 목이 졸려 숨이 막혀올 것 같다.염소는 왜 이러고 있는걸까.염소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여인은 고집 센 염소를 데리고 어디로 가려는 것일까. 여인과 다른 순한 염소가 향하는 곳은 언덕배기다.내려가는 길이 아니다. 그렇다면 염소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오르막길을 싫어했을지도 모를 일이고, 집으로 가는 길이 아니어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쓸데없이 힘들게 길을 걷고 싶지 않아서 였을지도 모른다. 먹을게 없고 힘이 .. 2024. 4. 30.
욘 포세 <샤이닝> 욘 포세 81쪽 분량의 소설이다. 이 정도를 장편이라고 부르기는 애매하다. 중편이라면 적당하겠다. 그러나 출판사는 장편으로 분류했다. 읽다보면 확실하게 알게된다. 이 소설이 장편이라고 볼 수 없는 까닭을. 시간과 장소의 변화가 극히 적다. 시간은 하루도 안될 거 같다. 장소는 차안에서 숲속으로 한차례 바뀐다. 등장인물은 혼자다. 혼잣말하는 게 전부다. 거기에 상상, 환상, 망상 혹은 기억이 덧붙여진다. 작가가 처음부터 의도했던 부분이다. 길게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이 정도면 작가의 의도를 이 소설에 다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을. 더 이상 길게 쓴다는 것은 별로 의미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나도 안다. 더 길게 이 소설에 대해 쓴다는 것이 무용하다는 것을. 샤이닝. 2024.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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