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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림, 음악 에세이/그림이 있는 에세이

뜻대로 되지 않는 삶

by soodiem 2024. 4. 30.
뜻대로 되지 않는 삶

한 여인이 힘이 겨울 정도로 염소의 목끈을 잡아 당기고 있다.

염소는 이에 질세라 반대방향으로 몸을 틀어 버티고 있다. 

여인과 염소.

각자 가고자 하는 곳이 다르다.

누구의 잘못인가.

어떤 생물이 더 잘못하고 있는 것인가.

목줄을 잡아당길수록 염소 목의 핏줄이 곤두 선다. 

목이 졸려 숨이 막혀올 것 같다.

염소는 왜 이러고 있는걸까.

염소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여인은 고집 센 염소를 데리고 어디로 가려는 것일까. 

여인과 다른 순한 염소가 향하는 곳은 언덕배기다.

내려가는 길이 아니다. 

그렇다면 염소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오르막길을 싫어했을지도 모를 일이고, 집으로 가는 길이 아니어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쓸데없이 힘들게 길을 걷고 싶지 않아서 였을지도 모른다. 

먹을게 없고 힘이 부치기만 하는 일을 왜 해야하는지 여인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불만으로 표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두 다리가 더 튼튼하고 목이 더 굵었다면 여인에게서 완전히 벗어나고 싶어했을지도 모른다. 

목이 졸려가면서까지 큰 잘못을 여인한테 했는지, 염소는 정말로 묻고 싶어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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