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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림, 음악 에세이/책이 있는 에세이290

송길영 <그냥 하지 말라 당신의 모든 것이 메시지다> 송길영 , 북스톤, 2021 글쓴이는 일어날 일은 반드시 일어나고야 만다, 라고 말하고 있다. 왜냐하면 일어날 일은 모두가 원하고 바라는 일이기 때문에 그 욕망이 지향하는 지점에서 대중이 합의를 한다면 그것은 언젠가는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무섭게 와닿는 부분이다. 좋을 수도 있고 나쁘게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중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었고, 그릇된 방향을 한번 타고 나면 돌아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빅데이터도 마찬가지다. 빅데이터는 대중의 여론과 유행에 영향을 주고 받는다. 이 책은 변화되는 현실을 실감나는 예를 들어 이야기해주고 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가 이런 모습이었군, 하고 무릎을 치게 하는 부분도 있다. 중요한 것은 점점 빨라져 가고 있는 변화의 시계에서 앞으로 더 빨.. 2021. 12. 23.
정재찬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정재찬 , 인플루엔셜, 2020 시인이 바라보는 세상은 우리가 끄집어 내기 어려운 것들을 삶속에서 들춰내어 언어란 도구로 표현한다. 하물며 자신의 상처와 타인의 아물지 않은 상처까지 기어이 꺼내어 짧은 시어로 아로새긴다. 시는 함축적 언어로 이해하기가 혹은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평소에 시집을 손에 잡기가 쉽지는 않다. 그래서 시는 어려운 것, 가까이 하기에 먼 글들로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 나 역시도 시를 그런 취급을 해왔었다. 물론 이 책을 통해 시가 가까워졌다거나, 시가 내 품안에 들어왔다 등의 말만 들어도 훈훈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 책으로 시 자체가 갖는 가치와 속성을 좀더 농밀하게 맛볼 수는 있을 것 같다. 2021. 11. 25.
강헌 <신해철> 강헌 , 돌베게, 2018 신해철을 기억하며, 추모하며 쓴 기록물이다. 동시에 강헌 평론가가 한 개인을 대상으로 쓴 회고록이기도 하다. 이 책은 신해철의 음악적 연대기를 서술하면서 동시에 그와 얽힌 한국 대중음악사의 배경과 관련지어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시대적인 유행가의 변화되는 흐름의 맥락에서 그의 음악적 가치와 음악에 대한 지향점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대중적 상업적 음악과 순수하고 비상업적인 음악의 경계에서 화려하게 그의 음악적 세계를 세상에 풍미했던, 그리고 기성의 대중문화에 전복을 기하려했던 그의 파격적인 횡보는 한국 대중 음악계에 한 획을 그었다. 그가 만든 음악을 통해서는 뮤지션으로 그리고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 D.J를 하면서 연예인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내며 비난과 혹평을 무릎쓰고 용.. 2021. 11. 24.
헤르만 헤세 <정원 일의 즐거움> 헤르만 헤세 , 이레출판사, 2001 이 책속에서는 이란 글이 수록되어 있다. 이 글은 나무에 대해 내가 평소 느끼고 있었던 감정을 말로서, 글로서 표현을 못하고 있었는데(재주가 아주 미천하여) 일찍이 헤세는 글로 표현하고 있었다. 역시 헤세다. 글의 일부분을 옮겨본다. 나무들은 늘 나의 시선을 가장 많이 끄는 강력한 설교자였다. 나는 나무들을 숭배한다. 많은 사람들 사이에 서서 자라는 나무들, 가정집 안에 심어져 있는 나무들, 크고 작은 숲 속에서 살고 있는 나무들을 숭배한다. 한 그루씩 홀로 서 있는 나무들을 나는 더욱 숭배한다. 나무들은 마치 고독한 존재와 같다. 나약함 때문에 현실을 피해 은둔한 자들과는 다르다. 나무들은 베토벤이나 니체처럼 위대하고도 고독하게 삶을 버티어 간 사람들 같다. 나무 .. 2021. 11. 5.
무라카미 하루키 - 먼 북소리(세번째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의 먼 북소리, 세번째 이야기다. 세번째 이야기를 쓸 거라고는 나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아직까지도 이 책을 전부 읽지는 못했다. 사전처럼 두꺼운, 500페이지가 넘을 것 같은 두께 때문이라도 속독으로 읽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맨 뒷장을 펴보니 507쪽이다. 어쩌면 두께는 핑계일 수 있다. 이 책을 너무나 좋아하여 빨리 읽어나갈 수 없는 것이다. 담담하게 쓰여진 이야기들인데도 대충 건성으로 읽어나갈 수 없다. 묘한 매력이다. 재미있으라고 쓴 글은 아니어서 재미를 발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인데도 은근히 이야기의 분위기에 취해 기분이 좋아진다. 맛과 향이 좋은 블랜디 한 잔을 마신 뒤의 기분. 그 기분을 짧게 끝내버리고 싶지 않은 것이다. 2021. 10. 18.
이국환 -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는 미래다 이국환 -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는 미래다, 산지니, 2019 작가는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다. 독서의 효과는 독서의 습관을 잘 갖춘 이에게서 드러난다. 독서의 효과는 자신의 생각을 글로 풀어낼 때 독서량의 능력이 십분 발휘된다. 글을 잘 쓰기 위한 준비운동은 필사다. 모방과 창작은 한끗차이라고 말하는 걸 볼 때, 좋은 글을 베껴쓰는 것은 좋은 선수의 폼을 따라 하는 것과 같아서 좋은 글쓰기의 습관을 갖추게 할 수 있다. 2021.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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