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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문화 에세이36

쇼유라멘 한그릇 라면 한그릇에 계란 한알 깨뜨려 넣으면 한끼의 식사 대용으로 적당하다. 때로는 식사와 식사 사이의 간식으로 먹어도 지나치지 않는 양이다. 한사람이 라면 두개를 삶아먹는 게 아니라면. 이렇듯 라면은 많은 사람들로 부터 애정을 듬뿍 받아온 소위 완전한 식품이다. 물론 완전식품에 대한 정의는 영양학적으로 사람들마다 의견이 분분하겠지만, 라면 냄새를 맡고 라면이 땡겨 라면을 단숨에 먹어본 사람이라면 라면이 MSG 덩어리라고 폄훼하는 언론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라면은 사랑받을만한 자격이 된다는 사실에 다들 공감할 것이다. 쇼유라면은 일본식 간장 라면이다. 국물베이스를 간장으로 간을 맞춘, 물론 육수는 닭육수로 우러낸 것이 일반적이다. 꼬들꼬들한 면 위에 살포시 올라온 챠슈는 보통 돼지 목살을 사용한다. 그래서 돼.. 2023. 7. 4.
여름에는 시원한 아이스아메리카노 여름에는 시원한 아이스아메리카노 장마가 소강상태다. 장마전선이 제주도 밑으로 내려가 일본에 걸쳐져 있다. 장마가 물러났다해서 좋다고만 할 수 없다. 그 자리에 폭염이 자리를 잡고 있다. 더울 때는 시원한 걸 찾는다. 장소든 음식이든간에. 에어컨이 켜진 실내가 좋고 뜨거운 탕 같은 국물 요리보다는 시원한 음식이 좋다. 원래 커피를 뜨겁게 해서 마신다. 뜨거운 커피가 향도 좋고 맛도 좋다. 맛을 음미하기에는 알맞은 온도로 덥힌 커피가 좋기는 하다. 그렇지만 폭염주의보가 내린 날에는 그래도 시원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찾는다. 향이 죽고 맛도 나지 않는 커피지만 시원한 타격감이 좋다. 2023. 7. 2.
소바 한그릇 소바 한그릇 땀을 뻘뻘 흘린 뒤에는 확실히 입맛이 없다. 기운이 없고 갈증이 날 때는 음식이 땡기지 않는다. 몸이 지치게 되면 음식 생각마저 달아나 버린다. 한낮에 땡볕 아래서 텃밭과 정원을 가꾸고 나면 위아래로 옷이 땀으로 흠뻑 젖는다. 그야말로 물속에 들어갔다 나온 것 같다. 잠시 캠핑의자에 몸을 기대고 차가운 이온음료를 벌컥벌컥 마신다. 고작 서너시간만에 1.5리터 이온음료를 바닥의 한방울까지 다 마시게 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속이 불편해진다. 틀림없이 배탈이 난 것이다. 이유는 모르겠다. 이온음료가 문제인지, 땀을 지나치게 흘러 탈수현상에서 빚어진 문제인지. 분명 이온음료는 신체의 탈수를 보충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해질 음료수인데, 탈수현상으로 인한 배앓이는 이론상 모순이 된다. 그렇다면 한.. 2023. 7. 2.
8년만에 맞대결 2023년 5월 9일 18시 30분 광주챔피언스필드에서 기아타이거즈 양현종과 SSG 랜더스의 김광현과의 8년만에 7번째 맞대결 경기가 열린다. 두 선수의 전적은 2승 2패. 나머지 경기는 승패를 가르지 못했다. 그리고 오늘 경기에서 양현종이 승리를 거둘 경우 국내 프로야구 사상 161승을 기록하며 정민철(한화) 투수와 동률을 이룬다. (KBO 역대 다승 1위는 한화에서 뛰었던 송진우 선수다. 무려 210승을 기록) 이미 은퇴한 정민철 선수이기에 다음 경기에서 연승을 이어간다면 단독 2위 타이틀을 갖게 된다. 현재시간 9시를 조금 넘었다. 드디어 경기는 끝이 났다. 양현종과 동갑내기이며 2007년 같은 해에 프로구단에 입단한 김광현은 4회 변우혁에게 투런홈런과 5회 류지혁의 적시타로 1점을 내주며 패전투수.. 2023. 5. 9.
비를 알리는 표류단지 비를 알리는 표류단지 넥플릭스에서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망망대해를 표류하며 생존하는 아이들의 모험을 통해 아픈 상처의 치유와 우정을 그린 애니메이션 영화' 라고 짧게 한줄로 설명하고 있다. (네이버, 다음의 영화 소개 개요) 감독은 이시다 히로야스다. 귀에 익숙치 않은 이름이다. 2009년 짧은 만화로 런닝타임이 불과 3분짜리인 으로 데뷔했다. 영화제목은 앞의 수식어를 생략하고 대체로 로 불린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표류단지는 철거를 앞둔 오래된 아파트단지를 가리킨다. 그 아파트에는 추억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장소이기도하다. 어릴 적 순수했던 감정들이 때묻지 않은 채로 세월에 녹아있는 상징적인 장소인 것이다. 그런데 그 아파트가 무너지고 사라지게 된다. 세월이 흘러 아이들은 더이상 그 당시의 어린아이가.. 2022. 9. 22.
뿌셔뿌셔 즐겨먹는 과자 -뿌셔뿌셔 생라면을 그냥 깨물어 먹는 걸 좋아했었다. 입안에서 면이 부숴지며 사방으로 튀길 때의 느낌은, 먹어본 자만이 아는 솔솔한 재미다. 생라면의 은근한 기름냄새와 밀가루 냄새는 폭발적으로 침샘을 자극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은근히 입맛을 다시게 하곤 했다. 면이 두꺼운 것은 피했다. 씹을 수록 밀가루냄새가 강해지면서 입안이 텁텁해진다. 그리고 가장 불편했던 것은 깨물다보면 치아가 아프고, 시간이 지나면 턱도 아프다. 그런 점에서는 농심의 안성탕면이 생라면으로 먹기에 딱 안성맞춤이었다. 그런데 일부러 안성탕면을 사놓고 먹는 편은 아니어서, 신라면 아니면 진라면 둘 중 하나를 깨물어 씹을 때가 많았다. 그런데 지금은 생라면을 대체할 과자가 있으니, 바로 라면과자 뿌셔뿌셔다. 이름 그대로 부.. 2022.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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