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그림, 음악 에세이/책이 있는 에세이

25.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24장-2

by soodiem 2024. 6. 17.
25.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24장-2

  안톨리니 선생은 홀든이 취해야할 첫번째 행동은 학교에 다시 다니는 것이라고 말한다. 

홀든이 겪고 있는 도덕적, 영적인 괴로움 등은 이미 이런 괴로움을 겪었던 일부 사람들이 기록으로 남겨놓은 것이 있으니 학교을 통해서 뭔가를 배우는 게 좋을거라도 말한다. 

그리고 이것은 꼭 교육이라고 말할 수 없고, 과거부터 있어왔던 역사적인 일이라고 말한다.

교육받고 학문을 한 사람들은  최소한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겸손하다고도 말한다. (284쪽)

또한 학교의 정규교육과정을 밟는 동안 정신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알게 되고, 자신의 특정한 크기의 정신에 어떤 종류의 생각을 입혀야하는지 알게 된다고 말한다. 

홀든은 안톨리니 선생이 말하는 동안 하품이 나왔다. 너무나 피곤했고 졸렸다. 

소파를 침대로 만들어 잠자리를 마련했다.

침대 사이즈는 작았지만 매우 졸린 상태였기에 그냥 잠들어버릴 것 같았다. 

안톨리니 선생이 했던 말을 생각하며 깨어있으려고 했지만 눈을 뜨고 있을 수가 없었다. 

잠깐 잠이 든 사이.

홀든은 갑자기 잠에서 깼다. 

정말 말하기조차 싫은 일이 일어났다. 

안톨리니 선생이 손으로 홀든의 몸을 만지고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던 것이다. 

놀란 홀든은 대체 뭐 하시는 거냐고 묻는다. 

홀든은 학교에서 누구보다 빌어먹을 변태를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신경이 너무 곤두서서 바지도 제대로 입을 수가 없었다.

땀이 개처럼 흘렀다.

안톨리니 선생 집에서 도망치듯이 나왔다. 


안톨리니 선생은 왜 그런 변태행위를 했을까.

안톨리니 선생은 거의 유일하게 홀든이 신뢰하는 인물이다. 

그러나 안톨리니 선생이 홀든에게 보였던 행동은 홀든이 갖고 있던 믿음이 깨지는 수준의 저급한 행위다. 

홀든이 잠들기 전까지 안톨리니 선생은 홀든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는가. 

어째서 안톨리니 선생은 나이 어린 제자에게 그런 짓을 했을까.

술김이었을까, 아니면 원래 저속한 인물이었을까.

안톨리니 선생이 이 소설의 절정부분에서 등장했던 이유는 작가의 다른 의도가 있지 않을까.

홀든이 생각하는 홀든의 세상은 이미 세상에 있을 수 없다는,

사람은 다들 그렇고 그런, 비슷한 사람들이라는 진실을 깨닫게 하려는 장치일 수 있다.

홀든이 예전에 진심같다고 생각했던 안톨리니 선생도  다른 사람과 별반 다를게 없다는 것을 알게 해주려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홀든은 이제 안톨리니 선생 같은 허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진실을 직시하도록 한게 아닐지.

그렇지 않다면 홀든은 여전히 혼자서 다른 사람들을 깡그리 가식적, 위선적이라고 몰아보는 이상한 사람으로 남아있게 될 것이다. 

320x10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