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24장-1
24장.
다른 챕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분량이 많은 편이다.
이 소설에 클라이맥스가 있다면 이번 24장이 아닐지.
이 책은 26장까지 구성되어 있으니 거의 막바지에 이른 셈이다.
이야기도 점점 끝이 나는 것 같다.
대충 이 이야기는 어떤 방식으로, 홀든은 어떤 상태로 마무리가 될지 점점 감이 오고 있다.
내게 떠오른 감이란 게, 작가 샐린저가 의도한 것과 맞아떨어질지는 모르겠다.
홀든은 택시를 타고 안톨리니 선생 집으로 간다.
피비의 크리스마스용돈을 왠만하면 쓰고 싶지 않았지만, 머리가 매우 어지러웠고 또 이상한 기분이 펴져서 택시를 타고 가지 않으면 안되는 상태였다.
미스터 안톨리니 선생은 호화로운 아파트에 살고 있다.
홀든이 알기로는 그의 아내 미시즈 안톨리니는 돈이 많다.
그리고 미시즈 안톨리니는 미스터 안톨리니 선생보다 나이가 훨씬 들어보인다.
하여튼 그 둘은 그럼에도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인다.
안톨리니 부부는 홀든을 반갑게 맞이한다.
안톨리니 선생은 이미 술을 적당히 마신 상태다.
미시즈 안톨리니는 피곤하다며 침실로 먼저 들어간다.
홀든은 안톨리니 선생을 재치있고 지적인 사람으로 평가한다.
또한 가식적이거나 위선적인 캐릭터로 바라보지는 않는다.
그래서 홀든은 안톨리니 선생이 하는 말을 잘 듣고 긍정하는 편이다.
대화는 안톨리니 선생이 홀든에게 뭐가 문제냐는 질문에서 시작된다.
홀든은 문학수업에서 낙제받았다는 얘기를 한다.
특히 구두 표현에서 낙제점수를 받은 얘기로 이어간다.
홀든은 핵심에서 벗어났지만 말하는 이가 흥미로운 이야기에 빠져 흥분하게 되면 그 정도는 봐줘야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작문 선생은 통일되고 단순하게 만들라고 한다.(277쪽)
그 뜻이 정확하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
다만 홀든은 구두 표현 발표에서 정해진 룰에만 갇혀서 평가를 하는 작문 선생의 방식을 비판하는 것처럼 보인다.
남들과 똑같은 방식의 적응에 대한 거부감, 다른 것과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학교 시스템에 대한 반항일 수도 있다.
이에 대해서 안톨리니 선생은 딱히 해준 말은 없다.
그 시점에서 안톨리니 선생은 홀든의 아빠 얘기를 꺼낸다.
교장으로부터 아빠가 편지를 받았다는 거, 그 편지를 받고 네 아빠는 너에 대해 엄청난 걱정을 하고 있다는 불편한 사실을 전한다.
홀든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별로 얘기를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안톨리니 선생은 홀든에게 '네가 어떤 무서운, 아주 무서운 폭포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한다.
안톨리니 선생은 자신이 한 말에 덧붙여서,
'폭포는 바닥이 없고 그저 한없이 떨어지기만 해. 주어진 환경이 나를 구제해줄거라는 걸 애시당초 기대하지도 않은채로. 그래서 찾는 걸 포기한거지. 제대로 출발도 하기 전에.'
자신이 한 말을 이해하냐고 홀든에게 묻는다.
홀든은 알아들었다고 대답한다.
그리고 이어서,
쪽지에 이렇게 적는다.
'미성숙한 사람의 표시는 대의를 위해 고상하게 죽고 싶어하는 것인 반면(현재 홀든의 상태를 비유), 성숙한 사람의 표시는 대의를 위해 겸허하게 살고 싶어 한다는 거다.(앞으로 홀든이 가야할 길을 비유)'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말을 잇는다.
'이제 곧 네가 가고 싶은 곳이 어디인지 찾아야 할 것 같구나. 그런 다음에 거기로 가기 시작해야 해. 하지만 당장, 너는 일 분도 낭비할 여유가 없어.'
홀든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정확히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지 못했다.
안톨리니 선생은, 홀든이 다시 학교로 가야하는 이유를 길게 이야기한다.
더 쓰게 되면 내용이 길어질 것 같아서 이 정도로 정리한다.
그리고 그 뒷 이야기는 따로 쓰고자 한다.
그러니까 24장은 두 파트로 나눠서 정리된다.
24장은 앞서 말한 것처럼 이 소설의 클라이맥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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