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23장
23장.
이 소설의 종반으로 갈수록 이야기에 제법 재미가 생긴다.
과연 이 이야기의 끝은 어떻게 맺게 될까, 하는 궁금증이 점점 부풀어오르기 때문이랄까.
홀든은 계속해서 반항하며 방황하고 지낼까.
그리고 그 끝은 어디일까.
아니면 홀든은 무언가를 깨우치게 되어,
정신적으로 성숙해지고 행동면에서도 조금 더 정숙해질까.
그렇다면 그런 계기가 이 소설에서 어떤 식으로 등장하게 될까.
이 이야기는 홀든의 방황하는 모습으로 시종일관 유지한채 허무하게 끝맺게 되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아직 이 소설의 종반부를 모른다.
모르기 때문에 계속 읽고 있는 것이다.
홀든은 거실로 나와 전화를 건다.
홀든은 학교에서 자신을 가르쳤던 미스터 안톨리니 선생과 통화를 하고 싶어서다.
다행히 안톨리니 선생은 전화를 받는다.
홀든은 자신이 학교에서 성적 때문에 잘렸다는 얘기를 솔직하게 말하고, 오늘 당장 선생님을 만나뵙고 싶다고 말한다.
안톨리니 선생은 원한다면 바로 오라고 친절하게 말한다.
안톨리니 선생은 홀든이 허물없이 농담하면서도 존경심을 잃지 않는 거의 유일한 상대다.(263쪽)
전화통화를 마치고 홀든은 다시 피비가 있는 침실로 들어간다.
피비는 라디오를 켜놓고 있었다.
라디오에서는 댄스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피비는 요가하는 자세로 침대에 앉아 있었다.
홀든은 피비에게 춤을 추자고 말했는데, 피비는 기다렸다는 듯이 침대에 뛰어내리다시피 내려온다.
그렇게 남매는 네 곡 정도 음악에 맞춰 춤을 췄다.
그러는 중 앞문에서 문 여는 소리가 들렸고, 홀든은 옷장 안으로 급하게 숨는다.
피비는 홀든이 집에 왔다는 사실을 엄마가 눈치채지 못하게 의심될만 한 것들을 잘 둘러대며 모면한다.
엄마가 방으로 들어가고나자 홀든은 나갈 채비를 한다.
그리고 피비에게 돈 좀 있냐고 묻는다.
피비는 크리스마스 용돈 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거라도 줄까, 하고 묻는다.
홀든은 크리스마스 용돈을 가져가고 싶지는 않다, 라고 말한다.
그러나 피비는 나중에 갚으라며 홀든의 손에 쥐어준다.
8달러 85센트, 아니 65센트.
조금 쓰고 남은 돈이라고 피비는 말한다.
그 순간 홀든은 울컥한다.
아무도 듣지 못하게 울었지만, 피비는 알고 있었다.
피비는 홀든의 목을 팔로 끌어안았다.
그러기를 잠깐.
홀든은 동생에게 줄 수 있는 게 사냥 모자 뿐이라는 걸 코트 안을 뒤져 깨닫는다.
동생은 이런 류의 사냥모자를 좋아한다는 걸 홀든은 알고 있다.
홀든은 마지막으로 동생에게 안톨리니 선생 집으로 간다고 말하며 집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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