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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림, 음악 에세이/책이 있는 에세이

헤르만 헤세 <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

by soodiem 2022. 3. 31.

헤르만 헤세 <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 문예춘추사, 2013

이 책은 구름에 관한 작가의 감동을 이렇게 전하고 있다. 

 

아름답고 우울한 구름

이 드넓은 세상에서 구름에 대해 나보다 더 잘 알고, 나보다 더 구름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이 세상에서 구름보다 더 아름다운 사물이 있으면 나에게 가르쳐 다오! 구름은 즐거움을 주면서 위로도 해 주는 존재이다. 

그것은 신이 구름에게 부여한 축복이자 재능이며, 분노이면서 동시에 죽음의 위력을 지녔다. 

구름은 마치 갓 태어난 생명처럼 감미롭고 부드러우며 평화롭다. 그것은 아름답고 풍요롭고 마치 착한 천사들처럼 너그럽다. 

또한 그것은 죽음의 사자처럼 어둡고 벗어날 수 없으며 또 인정사정 보지 않는다. 

<중략>

구름들은 영원히 방랑하는 것들, 모든 이상과 갈망, 향수의 영원한 상징이다. 또한 그것들은, 땅과 하늘 사이에서 수줍으면서도 꿈꾸듯, 그리고 저항하듯이 매달려 있다. 

그처럼 인간들의 영혼도 시간과 영원 사이에서 수줍어하고 꿈꾸면서, 그리고 저항하면서 매달려 있다. 

오오, 구름이여, 아름다우면서도 쉴 새 없이 떠다니는 존재여!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였을 때부터 그것을 사랑했지만 구름을 바라보면서 나 역시 구름이 되어 삶 속을 떠다니게 되리라는 것은 알지 못했다. 

여기저기 낯선 곳을 방랑하면서, 시간과 영원 사이에서 떠다니면서 살아가게 되리라는 것을. 

<이하 생략> 

부분부분 생략한 문장들이 많지만, 이 정도의 표현만으로도 작가가 구름을 어느 정도 생각하고 있는지를 충분히 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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