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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문화 에세이/여행 에세이

소바 한그릇

by soodiem 2023. 7. 2.
소바 한그릇

전주시 명동소바의 소바 한그릇

   땀을 뻘뻘 흘린 뒤에는 확실히 입맛이 없다. 

기운이 없고 갈증이 날 때는 음식이 땡기지 않는다. 

몸이 지치게 되면 음식 생각마저 달아나 버린다.  

  한낮에 땡볕 아래서 텃밭과 정원을 가꾸고 나면 위아래로 옷이 땀으로 흠뻑 젖는다. 

그야말로 물속에 들어갔다 나온 것 같다. 

잠시 캠핑의자에 몸을 기대고 차가운 이온음료를 벌컥벌컥 마신다.

고작 서너시간만에 1.5리터 이온음료를 바닥의 한방울까지 다 마시게 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속이 불편해진다. 

틀림없이 배탈이 난 것이다. 

이유는 모르겠다. 이온음료가 문제인지, 땀을 지나치게 흘러 탈수현상에서 빚어진 문제인지.

분명 이온음료는 신체의  탈수를 보충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해질 음료수인데, 

탈수현상으로 인한 배앓이는 이론상 모순이 된다. 

그렇다면 한꺼번에 너무 많이 마시게 된 것이 문제가 아닐까. 

이온음료에는 이온상태의 나트륨, 칼륨과 비타민, 포도당이 일정비율로 조합하여 인체의 체액과 비슷하게 만들어진다. 

그래서 몸에서 빠져나간 수분, 그 수분속에 포함되어 있는 미량의 전해질을 보충해준다. 

그런데 이온음료라고 해서 몸에 흡수되는 속도가 그냥 물보다 빠른 게 아니다. 

거의 차이가 없다고 한다. 

그렇다고 봤을 때 지나치게 많은 이온음료를 단시간에 음용했을 때, 몸에 거부반응이 일어날 수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인터넷의 글을 찾아보니 '나트륨 이온과 칼륨 이온은 체내의 삼투압을 정상으로 유지하여 체액의 균형을 맞추고, 심장과 신장의 기능을 제대로 작동시키는 생리작용을 조절한다.'는 기사가 있다. 

 그리고 이온음료를 우리는 흔히 알칼리성(염기성)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약산성이라고 한다. 

전주시 명동소바의 콩국수 한그릇

  이 둘을 종합하면 이온음료를 과남용했을 경우 삼투압 조절이 깨질 수 있느냐의 문제와, 이로인해 심장과 신장 기능에 일시적인 이상을 일으킬 수 있느냐의 문제다. 

그리고 약산성의 음료수를 과다 음용했을 때, 신체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느냐의 의문도 생길 수 있다. 

  다시 인터넷 정보를 뒤져보자. 

이온음료를 과도하게 음용했을 때, 부작용으로는 당분 때문에 당 수치가 급격하게 오를 수 있다고 한다. 

 당 수치가 급격하게 오를 때 신체에 나타날 수 있는 변화는 몸이 무겁고 졸립다는 거다. 

배가 아프고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는 말은 없다. 

 어떻게해서든 원인을 이온음료에서 찾아보고자 했지만, 그럴듯한 이유를 밝히기가 어렵다. 

답을 정해놓고 연역적 논리방식으로 근거를 찾아나가는데 결론을 추정할만한 게 찾아지지 않는다. 

전주시 명동소바 바지락칼국수

  하여튼 그 다음날 점심으로 시원한 소바 한 그릇을 하기 위해, 한여름철에만 소바와 콩국수를 판다는 소바집에 들렀다. 

소바 한 그릇 가격은 9,000원. 내년이면 만원이 될 것 같다. 

메밀육수로는 가스오부시(가다랑어)와 다시마 육수로 낸 것이 좋다. 

큼직한 대파와 양파를 넣어 단맛을 살려내면 더 좋다. 

요새는 쉽게 집에서 해먹을 수 있도록 쯔유라는 맛간장을 판매한다. 

쯔유는 보통 멸치육수로 내고 그밖에 대파, 양파, 다시마로 국물맛을 낸다고 한다. 

전주시 명동소바의 만두 한접시

 때에 따라서는 콩국수도 좋다.

사발을 들어 걸죽한 콩국수의 콩물을 입술에 묻히며 먹을 때, 제대로 먹는다는 기분을 준다. 

국물을 깔짝깔짝 숟가락으로 떠서 먹으면 왠일인지 맛이 느껴지다 마는 것 같다. 

뜨거운 국물은 어쩔 수 없다치다라도, 시원한 국물은 다소 교양이 없어 보여도 벌컥벌컥 마셔야 콩국수에 대한 예의인 것 같다. 

 소바 한그릇을 비웠더니 어제 내내 불편했던 속이 풀어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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