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제5장
만약 그 무렵 내가 긴 포니테일을 갖고 있었다해도
제5장의 이야기는 짧다.
보스턴의 찰스 강변을 달리면서 떠오른, 몇 가지 잡념 중에서 그중 소설 쓰는 일에 대한 생각을 적어놓았다.
소설을 쓴다는 것은 때로는 불건전한 작업이다.
문장을 사용해 이야기를 꾸며 나갈 때는 인간 존재의 근본에 있는 독소와 같은 것이 좋든 싫든 추출되어 표면으로 나온다.
요컨대 예술 행위라고 하는 것은 애당초 성립부터 불건전한 반사회적 요소를 내포한 것이다. 그러니만큼 작가중에는 실생활 그 자체의 레벨부터 퇴폐적으로 전락하고, 또는 반사회적인 의상을 걸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오랫동안 직업적으로 소설을 써나가기를 원한다면 체내의 독서에 대항할 수 있는 자기 면역 시스템을 만들어야만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좀 더 강한 독소를 바르고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하면 좀 더 힘있는 이야기를 써나갈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 자긱 면역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오랜 기간에 걸쳐 유지해 나가려면 강력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148-150p)
강력한 에너지는 기초체력의 강화에서 나온다.
체력의 노쇠는 곧 문학적 조루로 나타날 수 있다. 창작 에너지가 감퇴하고 있는 것이다.
주체적인 창조 행위를 계속 하려면 육체 능력의 밸런스가 필요하다.
육체가 시들면 정신도 갈 곳을 잃고 만다.
우선 지금의 나에게는 쇠퇴해 있을 겨를이 없다.
그러니만큼 나는 계속 달린다.(150-153p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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