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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내가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제7장

by soodiem 2023. 9. 1.
무라카미 하루키<내가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제7장
뉴욕의 가을

 

 뉴욕에는 뉴욕 시티 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 머무르고 있다.

뉴욕의 날씨는 흐리고 자주 비가 내린다. 그리고 쌀쌀하다. 

날씨 때문인지 무릎 통증이 심해진다. 

기온이 내려가니 피로가 강하게 몰려온다. 

장거리 주자에게 있어서 무릎은 항상 부상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부위다.

달리고 있으면 착지할 때마다 체중의 세 배가 넘는 충격이 발에 가해진다. (195쪽)

무릎이라는 것도 때로는 불평을 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러너로서 큰 부상을 당한 적이 없다. 

육체적인 난조로 레이스에 나가지 못했던 적도 없다. 

레이스를 도중에 기권한 적도 없다. 

그래서 이번 뉴욕 시티 마라톤에도 별탈없이 달릴 수 있을 것이다. 

10월 20일

날씨가 맑아지고 기온이 오르니 무릎에 이상은 느껴지지 않는다. 

레이스에 출장해서 완주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골인하는 것, 걷지 않는 것, 그리고 레이스를 즐기는 것. 이 세가지가 순서대로 목표다. (200쪽)

10월29일

레이스 일주일 전. 눈발이 날린다. 습기 먹은 눈 조각이 내려 쌓인다.

그래도 몸 상태는 나쁘지 않다. 

그러나 아직 불안감은 떨쳐낼 수 없다.

내가 손에 쥐고 있는 것은 경험과 본능뿐이다.

경험이 나에게 가르쳐주는 것은, '이제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뭔가를 더 생각해본들 소용없다. 이제는 당일이 다가오는 것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가만히 상상한다. 결승점에 가까워지고 있을 때의 기분을. 그리고 레이스를 완주한 후 고풍스런 분위기의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장면을. (2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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