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작가의 장편소설 <하얼빈>, 2022
내가 일부러 찾아서 읽는 국내 작가 중에서 몇 되지 않는 작가의 비교적 최근에 발표된 소설, <하얼빈>
솔직히 김훈 작가의 글을 많이 읽지는 못했다.
주로 수필집을 접한 것 같다.
<저만치 혼자서>, <라면을 끓이며>, <연필로 쓰기> 정도.
소설로는
<개>가 거의 유일하다.
그것도 완독한 상태는 아니다. 1/3정도 읽다 말았다.
개가 보고 듣고 말하는 방식을 택해 개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시점으로 서술된 소설인데,
그렇게 많이 재밌지는 않다. 개의 입장이 되어본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 그런지 읽다보면 갈수록 루즈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번의 <하얼빈> 작품은 그의 문체가 그러하듯 짧고 굵직한데,
그 안에 밀고 나가는 힘이 대단하다.
아마도 <칼의 노래>, <현의 노래>도 비슷한 문체가 아니지 않을까 싶다.
<하얼빈>을 모두 읽고 나면, 차례대로 그의 장편들을 찾아 읽게 되는 숙명을 얻게 되지 않을런지, 하는 생각을 문득 해본다.
그래도 그의 수필집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바로 <자전거여행> 산문집 2권짜리.
2000년에 처음 발간된 책인데 2014년에 개정판이 출간됐다.
<하얼빈> 다음으로 <자전거 여행>, 그 다음이 <칼의 노래>로 순서가 될 것 같다.
어쩌면 순서가 바뀌어 <하얼빈>을 완독하지 않은 채로 <자전거 여행>으로 건너뛸지도 모른다.
나의 독서습관 중에는 중간중간 제멋대로 책을 갈아타는 경우가 많다.
오늘까지 <하얼빈> 74쪽까지 읽었다.
안중근은 동생 안정근을 서울에서 만난다.
동생과 상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거처를 알리기 위해, 그리고 가족들에게 자신을 대신하여 소식을 전해주기를 부탁하려는 목적에 동생과의 짧은 만남을 갖는다.
그리고 동생은 길게 말하지 않고, 이미 형의 뜻을 굽힐 수 없다는 걸 잘 안다든 듯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마지막으로 가족들에게 형이 우라지(블라디보스토크)로 떠났다는 말을 꼭 전하리다, 하고 두 형제의 약속을 다진 후 그 둘은 헤어진다.
그 이후의 안중근의 삶은 거친 소용돌이 같은 세상에서 어떤 여정을 밟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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