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쓰게 된 이유와 달리게 된 이유
이번에는 2장까지 읽고 난 소감을 적어본다.
제2장 서두에는 불현듯 자신이 왜 갑자기 소설을 쓰기로 작정하게 되었는지를 밝히고 있다.
한낮에 야구장에 널브러져서 야구경기를 보다가, 1회말 선두타자인 데이브 힐튼이 친 날카로운 타구소리에 '그렇지, 소설을 써보자'라는 생각을 떠올렸다고 작가는 말한다.
소설을 써야겠다는 야심을 불태웠던 나날이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그저 아무 생각없이 어떻게 보면 충동적인, 우연한 일로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런 일이 가능할 법한 일인가?
아마도 하루키는 어렸을 적부터 국어교사 아버지의 영향과 그리고 책들로 둘러싸인 환경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이미 소설이 그의 삶속에 침투하여 녹아든 상태라고 본다.
하여튼 그가 소설을 써야겠다는 각오 네지 결심이 선 것은 조금은 다른 방향이다.
직접 소설을 쓰는 작가가 되어야겠다는 것은 자신의 미래를 담보해야하는 신중하게 선택해야할 문제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당시에 바로 쓴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1973년의 핀볼> 소설들이 인기를 얻고 소설가로 승승장구하며 데뷔하게 된다.
그리고는 가게를 정리하고, 본격적인 소설을 쓰기로 작심한다.
그 다음에 발표되는 소설이 <양을 쫓는 모험>이다.
이 작품은 작가가 말했듯이, 젖 먹던 힘까지 쏟아 부어 쓴 글이라고 했다.
그리고 자기 나름의 소설 스타일을 만들었다고 자신했다.
소위 일본의 주류 문학에서는 이단적인 작품으로 홀대받았지만, 독자들은 이 작품을 좋아했고
나중에는 어느 정도의 탄탄한 매니아층이 형성되기까지 했다.
연속적인 작품 성공에 힘입어 전업작가가 되었고, 자유로운 일상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자유로움을 얻은 대신 불규칙한 생활로 인해 자칫 건강을 잃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쉽게 살이 찌는 체질의 심각성을 절감하고,
천성적으로 잘 맞는 달리기를 일상으로 받아들여 매일 같이 뛰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그 당시 작가의 나이는 서른세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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