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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림, 음악 에세이/책이 있는 에세이206

1. J.D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1장 1. J.D 샐린저 1장 1장은 이 소설의 시작이다. 뭐 당연한 얘기를 하고 있다. 당연한 얘기를 뻔하게 하고 있는 이유는 소설의 시작을 자신과 자신의 주변에 대해 소개하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배경을 지루하게 묘사하는 식으로 시작하는 소설이 있다. 혹은 어떤 사건이 일어나기 전의 상황을 설명하는 식으로 시작하는 소설도 있다. 그런데 호밀밭의 파수꾼은 1인칭 시점으로 거침없이 화자의 감정과 기분을 쏟아낸다. 이런 식의 전개는 이야기를 시작하는 데 있어, 많은 고민과 전략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마치 일기처럼 말이다. 1장은 이 소설의 주인공 "홀든' 이 등장하고, 그리고 D.B라고 불리우는 홀든의 "형", 홀든이 다니고 있는 학교의 나이 많은 교사 "스펜서"가 등장한다. 아직 이야기 전면에 .. 2024. 2. 26.
욘 포세 <겨울> 욘 포세 1. 어느 여름 날, 2.가을날의 꿈, 3. 겨울. 계절의 순서에 따라 3부작 마지막, 겨울편이다. 에는 등장인물 남, 녀 1명씩이다. 남자는 아내와 자식이 있다. 가정이 있는 남자다. 반면에 여자는 그 남자의 애인이라 할만한 사이다. 그렇다면 그 둘의 남녀는 연인관계라고 볼만하다. 그 둘은 서로 원하면서 그 속마음을 번갈아 감춘다. 처음에는 남자가, 다음에는 여자가 숨긴다. 서로가 밀고 당기는, 소위 밀당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그 둘은 서로를 원한다는 것이다. 때로 우리는 이미 맺은 관계 때문에 다른 관계를 포기해야하는 때가 있다. 그래서 갈등과 혼란의 늪으로 빠져들어가기도 한다. 현실과 감정, 그 둘을 나란히 놓고 저울질하기는 어렵다. 현실이 앞설 때도 있고, 감.. 2024. 2. 16.
욘 포세 ' 가을날의 꿈' 욘 포세 ' 가을날의 꿈' '가을날의 꿈' 은 희곡의 대본이다. 대본의 대화는 압축적이며 함축적인 면도 있다. 마치 노래 가사처럼 들릴 수도 있고, 시를 읊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것은 듣는 청자 혹은 읽는 독자의 자유다. 노래 가사나 시가 그렇듯이, 여백이 있고 그 여백안에는 여운이 감돈다. 배우가 뱉는 말들은 무대의 텅 빈 공간안에서 맴돈다. 그것은 곧 객석에 앉아있는 청중에게로 옮겨진다. 그것을 무드, 필링이라 달리 말해도 좋을 듯하다. 물론 무대의 장면이 떠올랐을 뿐이지, 이 희곡의 공연을 본 건 아니다. 대본을 읽으면서도 그런 감정이 이입될 수 있었다는 건, 욘 포세의 글이 힘이 있다는 걸 암시한다. 파워풀한 힘의 성질은 아니지만, 은근히 감정을 젖어들게 하는 필력을 소유했다. 어렵게 글을.. 2024. 2. 16.
2. [마지막편]욘 폰세 <아침 그리고 저녁> 제2장 2. [마지막편]욘 폰세 제2장 제2장 시작부터 요한네스가 침대에 누워있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1장에서 우렁차게 울음소리를 내며 태어났던 요한네스가 2장에서는 벌써 죽음을 앞둔 노인으로 변해있다. 그리고 요한네스는 이제 막 마지막 임종의 순간에 들어섰다. 제1장의 아침은 탄생을 의미하고, 제2장의 저녁은 죽음을 암시하고 있는 듯하다. 요한네스는 홀로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 몸은 어쩌할 수 없지만 그래도 마지막으로 생각과 상상은 자유롭기만 하다. 요한네스의 눈앞에는 이미 생을 달리한 이들의 모습이 보인다. 먼저 떠난 아내 에르나가 보이고, 살아 생전에 가장 친한 친구 페테르도 보인다. 그리고 근처에 살고 있는 막내 딸 싱네도 보인다. 바다가 보이고, 바다에는 배가 떠있다. 배 안에는 막 잡은 게로 가득하다.. 2024. 2. 14.
1. 욘 폰세 <아침 그리고 저녁> 제1장 1. 욘 폰세 제1장 어촌 마을의 한 시골집에 한 아이가 태어나는데, 그 아이의 이름은 남자아이라고 부부와 산파가 알게 되었을 때부터 요한네스라는 이름을 붙였고, 그 요한네스라는 이름은 아이의 할아버지 이름과 같았으며, 이 아이의 아빠는 미리부터 어부가 될 거라고 장담하듯 말했다 1장에서의 내용은 이게 전부다 산파(안나)가 출산을 돕기 위해 올라이집에 와 있고, 아이아빠(올라이)는 초조하게 산파와 산모 주변에 서성인다. 아이를 낳은 아이 엄마(마르타)는 피곤한 몸으로 침대에만 누워있다, 아이는 이제 막 세상에 속하기 위해 작은 몸집으로 큰 울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이 정도로 1장에서는 간단하게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고, 앞으로 요한네스의 비중이 얼마나 확대될지는 잘 모르겠으나, 시작부터 아이의 출생 장면이 .. 2024. 2. 1.
6.[마지막편] 욘 포세 <멜랑콜리아2> 375~514쪽까지 읽고 6.[마지막편] 욘 포세 375~514쪽까지 읽고 멜랑콜리아1이 1995년에 출간됐다. 그러고나서 1년 뒤에 멜랑콜리아2 가 출간됐다. 즉 이 말은 처음부터 한권의 책으로 출간된 게 아니란 얘기다. 멜랑콜리아2는 1편의 속편이 된다. 처음부터 계획된 것인지는 모르겠다. 멜랑콜리아2는 1과 내용이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분명 라스 헤르테르비그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스토리 자체는 작가의 허구성이 매우 진하게 배어있다. 2에서는 라스의 누나 입으로 이야기가 풀어진다. 라스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라스의 누나는 나이가 든 노년이다. 치매가 있고, 다리가 불편하고, 오줌을 속옷에 지린다. 그러나 라스의 누이는 라스와 함께 지냈던 지난 일들을 뚜렷하게 기억한다. 너무나 생생하여 방금 전에 일어났던 일처럼 여겨.. 2024.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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