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805

HRVY & Matoma - Good Vibes HRVY & Matoma - Good Vibes, 2020 음악이 시작됐는데, 아직까지도 의자에 앉아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니겠지. 모니터에서 눈을 떼고, 그리고 엉덩이를 자리에서 떼고 일어나. 눈동자를 굴린 뒤 힙를 좌우로 흔들어봐. 미친 듯이 흔들수록 좋아. 그럴려고 오늘 음악이 있는 것이니까. 주저말고 허리를 비틀어봐. 헤드뱅잉을 할 줄 알면 머리도 흔들어. 2분 51초를 순수하게 느껴봐. 상상만 하지 말고. 2023. 3. 1.
Hailee Steinfeld - Hell Nos And Headphones Hailee Steinfeld - Hell Nos And Headphones, 2015 음악만 있고 글이 없어 허전했던 이 페이지에 무언가를 적어주고 싶은 생각이 들어 다시 들르긴 했지만, 막상 무슨 글을 써야할지를 몰라 창을 닫아버릴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왕 온 김에 무슨 말이라도 남겨놓고 가는게 좋을 것 같아 닫아버리려 했던 창을 그냥 놔두고 있지만, 그런데도 막상 악상이 떠오르지 않아 고뇌하는 작곡가처럼 머리를 쥐어짜게 되는데 한움큼 머리칼이 빠지는 것은 아닌데도, 한번 손으로 훑으면 머리칼 열 올 정도는 빠지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더이상 손이 머리 위로 올라가지 않게 다른 한손으로 붙잡고 있으려니 타이핑 하려했던 손가락은 옴짝달싹도 못하고 자판 위에서 기도하듯 .. 2023. 3. 1.
카라 - 스텝 카라(3집 앨범) - 스텝, 2011 긴 무채색의 계절을 지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우울한 증상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목격하게 된다. 우울한 감정은 서서히 자신을 잠식해 가는데, 그 도중에 쉽게 눈치 챌 수 없다는 점에서 어떤 면에서는 치명적인 요소가 있다. 그래서 또 우연하게도 지나가다 신나는 음악을 듣게 되면 내가 우울한 생각에 빠져있음을 깨닫게 되고 음악에 맞춰 춤이라도 춰야할 것 같은 생각을 하게 하고, 실제로 몸을 움직여- 박자도 못맞추는 몸치임에도 불구하고- 춤을 추게 된다. 춤은 그래서 나를 우울한 우물에서 빠져나오게끔 도와준다. 2023. 2. 25.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2) 이 책의 제목처럼 잡문집이라서 좋은 점이 있는데, 다양한 주제의 글을 각기 다른 형식으로 글을 썼다는 점에 있다. 그리고 이런 점이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은, 한 권의 책으로 여러 가지 글맛을 맛볼 수 있다는 데에 있다. 가성비가 좋은 물건이 있듯이, 이 책은 그런 쪽에 가깝다. 책의 정가 만오천팔백원어치, 아니 보통 서점에서 할인을 받고 구입하니, 적어도 만삼천원을 주고 그 이상의 가치를 얻을 수 있다. 책을 독서로 소비하는 독자라면 굉장히 가성비가 좋다. 또 한가지는 글을 잘 쓰고 싶어하는 욕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열 번 이상 읽고 따라 쓰면 은연중 많은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글쓰기에 공을 들이고 있는 초급자라면 당연히 그가/그녀가 초급수준에서 벗어날수 있도록 도움이 되어줄 수 있는 이.. 2023. 2. 15.
페터 한트케 - 관객모독 페터 한트케, , 민음사, 2022 1판 12쇄 이 책을 읽기 전에 한트케가 왜 이런 글을 쓰게 되었는지, 그 배경에 대해 조금 알고 시작하는게 좋다. 왜냐면, 무의미한 말들이 반복되는 이 책을 이해한다는 일은 우리가 처음 보는 사람을 마치 다 안다고 말할 수 없는 것과 같다. 그래서 적어도 한트케가 무슨 마음으로, 어떤 결심을 작심해서 썼는지 독자는 조금은 알아둘 필요가 있다. 한트케가 젊었을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는 종교, 신앙, 철학이 힘을 잃어가는 시대였다. 그 자리를 과학이 차지하게 되었는데, 인간의 정서적인 측면에서 바라보고 간과됐던 일들이 과학의 힘을 빌려 분석되고 연구되고 해석되어졌다. 즉 세상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이 확 바뀌어지게 된 것이다. 문학이란 것도 그 영향을 벗어날 수 없는 법이다... 2023. 2. 10.
Bjornskov - Paralyze Bjornskov - Paralyze 모처럼 음악이다. 아침부터 짙은 안개가 도시를 덮고 있었고, 정오에 가까워져도 잿빛 하늘은 여전했다. 날씨가 이렇게 좋지 않을 때가 음악을 듣기에는 좋은 날씨라, 음악을 찾게 되는 것 같다. 2023. 2. 10.
정영문 - 프롤로그 에필로그(108쪽까지 읽고) 정영문 - 프롤로그 에필로그(108쪽까지 읽고) 이 책은 하루에 많은 분량을 읽겠다고 마음 먹어서는 절대 안되는데, 만약에 그런 허무맹랑한 다짐으로 책을 잡게 될 경우 한 쪽을 넘기기 힘들 것이고, 단 한,두개의 문단만으로 당신을 가혹하게 코너로 몰고가 머리채를 잡고 매몰차게 바닥에 내동댕이질을 당할 게 너무나 뻔하기 때문이다. 머리빡에 혹이 두어개 솟아날 때 쯤 아찔한 어지러움을 뒤늦게서야 느낄 터인데, 그 혼란의 근원은 이 소설인지, 아니면 머리의 충격 때문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수 있을 테지만, 한편으로는 나중이라도 이 소설을 손에 드는데 약간의 두려움과 무서움이 앞서는 것은 어찌할 도리라는 게 전무후무한, 너무나 당연한 댓가라는 것을 깨우치게 될 것이다. 그 충격을 최대한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이 .. 2023. 1. 31.
신해철 - 길위에서 신해철- 길위에서, 1991 차가워지는 겨울 바람 사이로 난 거리에 서 있었네 크고 작은 길들이 만나는 곳 나의 길도 있으리라 여겼지 생각에 잠겨 한참을 걸어가다 나의 눈에 비친 세상은 학교에서 배웠던 것처럼 아름답지만은 않았었지 무엇을 해야 하나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 알 수는 없었지만 그것이 나의 첫 깨어남이었지 난 후회하지 않아 아쉬움은 남겠지만 아주 먼 훗날까지도 난 변하지 않아 나의 길을 가려 하던 처음 그 순간처럼 자랑할 것은 없지만 부끄럽고 싶지 않은 나의 길 언제나 내 곁에 있는 그대여 날 지켜봐주오 차가운 겨울 바람은 마치 가혹한 인생의 채찍질과 같다.(︶^︶) 남들이 가는 길을 가지 않고자 하는 결심이 설 때 따라오는 두려움의 크기는 무엇에 비하랴. 여기 저기 후려쳐맞는 고통이 따를 수.. 2023. 1. 31.
신해철 - 50년 후의 내 모습 이번에 듣게 될 노래는 신해철 솔로 2집 앨범중 이란 곡이다. 솔로 2집 myself 앨범중에서 굉장히 무겁게 느껴지는 곡중 하나인데, 그중에 왕중왕을 가리자면 이다. 그 다음으로 서러워 할 수 있는 . 노래 제목도 묵직하다. 50년 후의 내 모습이라니. 누구나 소싯적에 한번 이상으로 해 봤음직한 고민의 주제다. 나이들면 뭐하며 살고 있을지, 그리고 어떤 모습으로 있을지. 이런 화두로 시작되는 인생의 고민은 마냥 시간낭비만은 아닌 것이, 조금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려는 자신의 굳은 의지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혹은 자기가 하는 일이 세간에 좌충우돌 흔들리는 경우가 있겠지만, 어쨌든간에 끝까지 한번 해보겠다는 의욕을 다짐으로 세우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잡설은 접어두고 얼른 음악부터 들어보자... 2023. 1. 20.
320x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