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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린, <너에게 편지를 쓴다> 화린, 졸린 시간에 들으면 더 졸리 게 할 것 같은, 그러나 더 졸리게 될 것 같은 예상을 뒤집고 처음의 졸음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그치는, 잔잔한 음악. 2023. 3. 30.
오후들어 날이 풀리더니 움직이면 살짝 덥기까지 했다. 이런 날에는 아무 것도 하기 싫게 되는데, 평소에도 날씨가 어떤 모습을 보이든 상관없이 어떤 일을 하기 싫은 건 마찬가지지만, 조금이라도 땀이 날 것 같은 날에는 1% 움직일 가능성이란 애당초 없는 것처럼 그저 아무 것도 하는 것 없이 가만히 있고 싶다. 2023. 3. 27.
날씨 얘기 마땅히 할 말이 없을 때, 글로 쓸만한 소재를 딱히 찾지 못했을 때 으레 사용할 수 있는 화두는 날씨입니다. 가장 만만하고 싱거운 주제라서 누구라도 별 생각없이 선택합니다. 저 역시 할 말도 없고해서, 그렇다고 글로 남길만한 생각이 없기도 해서 날씨로 시작하는 말을 혹은 글을 써볼까 합니다, 라고 단정 짓듯 말하는 것이 에둘러 말하는 것보다 예외적으로 나을 수도 있는, 오늘은 보통의 날과는 다른, 어떤 의미가 부여되어도 좋을 날씨로 보여서, 오늘 아침에는 날씨에 관한 얘기를 놓치고 싶지 않은 분명한 이유가 생겼고, 그래서 서두의 시작을 날씨에 대해 언급하려 합니다. 지난 3월 21일이 세계 물의 날이었습니다. 극심한 물부족 현상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가까이 국내에는 남부지방이 가뭄으로 어려움.. 2023. 3. 23.
정영문, <프롤로그 에필로그> 142~163쪽을 읽고 정영문, 142~163쪽을 읽고 한없이 호박 얘기를 하는 이 페이지 구간은 여느 페이지보다 읽기 까다롭고, 극한 인내심이 요구된다. "~호박을 우습게 보거나 호박 하면 떠오르는 게 별로 없는 사람들도 있을 테지만, 호박은 절대로 우습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내게 호박은 호박 이상으로 흥미로운 것을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흥미로운 것이었고, 나는 호박에 대해서라면 할말이 많았고, 호박에 대해서만큼 할말이 많은 것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할말이 많았고, 호박에 대해서라면 누구와도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게 얼마든지 얘기할 수도 있었는데~~" 호박에 대한 얘기는 이렇게 운을 떼고 시작하는데, 그 이야기는 무려 21쪽 분량이 된다. 물론 163쪽까지만 읽었으니, 그 뒷 장으로 더 .. 2023. 3. 20.
요새 옷을 입을 때마다 몸에 맞는 옷을 입을까, 아니면 옷에 맞는 몸을 만들어볼까, 하는 별 시덥잖은 생각을 한다. 그런 생각은 우물처럼 파고 들어가는 경향이 있는데, 매번 비슷하게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것 같은 생각을 하게 하고 그런 생각은 이미 정해진 답처럼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는데, 매번 빗겨가는 일 없이 기시감을 떠오르게 하며 안해도 될 생각을 하게 하고 그런 생각은 가끔씩 집요하게 나를 사로잡아 정신을 못차리게 하는데 매번 그런 식이고 그래서 내부와 외부를 넘나드는 클라인 병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더 이상 생각을 하게 되면 정말 정신이 어떻게 될 것 같은 생각을 하게 되고, 매번 그렇지만, 생각을 끊어야할 때, 생각을 끊지 못하고 생각을 더 하게 되는데, 결국 옷에 대한 생각으로.. 2023. 3. 14.
Charlie Puth - I don't think that i like her Charlie Puth - I don't think that i like her, 2022 조용히, 그러나 조용히가 되지 않는 이 시간을 그래도 남들에게는 조용하게 음악을 듣는 시간을 가져본다. 2023. 3. 6.
정영문 <프롤로그 에필로그> 125쪽~129쪽까지 읽고 정영문 125쪽~129쪽까지 읽고 이번에는 125쪽부터129쪽까지 읽고 난 후에 잠시 쉼을 두고자 소설 속의 일부 내용을 인용해 보고자 한다. 한꺼번에 많은 양을 읽는 것은 이 책에 대한 올바른 대우, 혹은 대처법이 아니므로. "학술적인 가치는 전혀 혹은 거의 찾을 수 없어 어떤 학술지에도 실어주지 않는 그런 것을 소설에는 쓸 수 있었는데, 소설의 좋은 점이 한 가지 있다면 그것은 무슨 얘기를 어떻게 해도 된다는 것이었는데, 태생 자체가 그다지 고상하지 않은 소설에서는 다른 어디에서도 할 수 없는 부끄러운 실패의 경험과 누구에게도 하기 어려운 말과 누구에게서도 듣고 싶지 않은 말과 과도한 생각과, 근거 없거나 비논리적인 가설과 추론과 주장과 결론과 결론의 번복을, 그것들을 뒷받침하거나 하지 않는 또다른 .. 2023. 3. 3.
Lady A - Dancin' Away With My Heart Lady A - Dancin' Away With My Heart, 2011 예전에는 따라 쓰고 싶은 표현이란게 있어서 흉내내보려는 시도를 해본 적이 있고, 귀찮지만 베껴쓰는 연습까지 하려 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정말로 귀찮아서 아무 짓도 하지 않고 있는 걸로 봐서는 정말 어떤 것도 하고 싶은 일이 없는 걸로 보인다 2023. 3. 1.
HRVY & Matoma - Good Vibes HRVY & Matoma - Good Vibes, 2020 음악이 시작됐는데, 아직까지도 의자에 앉아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니겠지. 모니터에서 눈을 떼고, 그리고 엉덩이를 자리에서 떼고 일어나. 눈동자를 굴린 뒤 힙를 좌우로 흔들어봐. 미친 듯이 흔들수록 좋아. 그럴려고 오늘 음악이 있는 것이니까. 주저말고 허리를 비틀어봐. 헤드뱅잉을 할 줄 알면 머리도 흔들어. 2분 51초를 순수하게 느껴봐. 상상만 하지 말고. 2023.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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