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9일 18시 30분 광주챔피언스필드에서
기아타이거즈 양현종과 SSG 랜더스의 김광현과의 8년만에 7번째 맞대결 경기가 열린다.
두 선수의 전적은 2승 2패. 나머지 경기는 승패를 가르지 못했다.
그리고 오늘 경기에서 양현종이 승리를 거둘 경우 국내 프로야구 사상 161승을 기록하며 정민철(한화) 투수와 동률을 이룬다. (KBO 역대 다승 1위는 한화에서 뛰었던 송진우 선수다. 무려 210승을 기록)
이미 은퇴한 정민철 선수이기에 다음 경기에서 연승을 이어간다면 단독 2위 타이틀을 갖게 된다.
현재시간 9시를 조금 넘었다.
드디어 경기는 끝이 났다.
양현종과 동갑내기이며 2007년 같은 해에 프로구단에 입단한 김광현은 4회 변우혁에게 투런홈런과 5회 류지혁의 적시타로 1점을 내주며 패전투수가 되었다.
양현종은 8회까지 삼진 10개를 뽑아내며 올해 최고의 투구를 보여주었다.
볼의 스피드는 예전보다 못하지만 볼의 각도와 제구는 어느 날보다 뛰어났다.
타자들은 헛스윙으로 응답했고, 운좋게 배트에 맞는 볼은 수비가 잡기 좋게 플라이볼이 되었다.
양현종은 8회말 팀의 공격에서 한손에 글러브를 벗지 않은채 벤치에서 동료들의 타격을 지켜보고 있었다.
만약 점수가 몇 점 더 달아나게 되면 9회까지 마운드에 오를 것처럼 보였다.
이미 8회말까지 101구까지 투구한 상태였지만, 양현종 선수는 기회가 된다면 자신의 한계치인 120구까지 던질 각오가 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기아타이거즈는 1루 잔루를 남기고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그리고 양현종은 벤치 뒤로 몸을 돌렸다.
어쩌면 양현종은 9회 완투 욕심이 있었나보다.
거기에 9회 완봉까지 기록을 세우겠다는 욕심이 없다면 그게 더 이상한 모습일 것이다.
하여튼 오늘 경기는 8회말까지 였다.
9회는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 삼자범퇴로 문을 야무지게 닫아놓았다.
다음에 또 이런 빅경기가 있을려나.
양현종과 김광현의 계보를 잇는 좌완투수가, 꼭 좌완투수가 아니더라도 그 둘의 실력만큼 갖춘 대투수가 나오리라 기대해본다.
야구는, 비단 야구만이 아니겠지만, 어떤 스포츠 경기든 잘 하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 재미가 배가 된다.
그래서 오늘 경기는 두 선수의 플레이만으로도 충분히 값진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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