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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무라카미 하루키 <1Q84> 3권 30장 덴고

by soodiem 2025. 3. 28.

 

79. 무라카미 하루키 <1Q84> 3권 30장 덴고
만일 내가 틀리지 않다면

3권 30장 덴고편.

미끄럼틀이 있는 공원을 벗어나 둘은 택시를 잡았다.

말해야 할 것들이 몇 가지 있다고, 아오마메는 말없이 있다가 한참 뒤에 말을 꺼낸다.

그곳에 도착하기까지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을 거 같지만, 그렇다고 아무리 시간이 많아도 모든 것을 설명할 수도 없을지도 몰라. 아오마메가 말한다.

우리 둘은 서로에 대해 단순히 몇 가지 사실밖에 알지 못해. 거의 알지 못한다고 말해도 상관없지. 덴고와 아오무메는 그런 식으로 말을 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같은 편이다, 라고 아오마메는 말한다.

그러고서는 아이를 가졌다고 말한다. 그것도 덴고의 아이를.

의외로 덴고는 말없이 아오마메의 다음 말을 기다린다.

9월초에 뇌우가 있었던 날, 그날에 수태했어. 아오마메가 말한다.

덴고는 그 당시를 회상한다. 덴고에게도 그 날 묘한 일이 있었다.

그날 밤 후카에리와 덴고 사이에 한 차례 가졌던 기묘한 성행위가 있었다.

덴고에게 그것은 성행위라기 보다는 실무 처리 작업에 가까운 것으로 느꼈다.

짐작가는 일은 있어, 그러나 역시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이 그날 밤 내 몸에 일어났어. 라고 덴고는 아오마메에게 말한다.

그리고 달리 짐작되는 가능성이 없다면, 네 안에 있는 것은 틀림없이 내 아이야, 라고 덴고는 말한다.

후카에리는 자신을 통로로 삼아 덴고와 아오마메를 맺어주는 일, 한정된 시간 동안 물리적으로 두 사람을 연결시키는 일을 했었을거라고 덴고는 깨닫는다.

4개월째야. 아오마메는 덴고의 손을 당겨 아랫배에 댄다. 그의 손바닥은 그 온기를 감지할 수 있다.

우리는 이제부터 어디로 이동하게 될까? 너와 나와 그 작은 것은. 덴고가 말한다.

여기가 아닌 곳으로. 하늘에 달이 하나만 떠 있는 세계로. 본래 우리가 있어야 할 장소로. 리틀 피플이 힘을 갖지 않는 곳으로.  아오마메는 말한다.

너는 이 세계에서 나가는 통로를 알고 있어? 덴고가 묻는다.

내가 이곳에 들어왔던 통로로 우리는 이곳을 나가게 될 거야. 그곳 말고는 내가 생각해낼 수 있는 출구는 없어. 아오마메가 답한다.

너는 많은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아. 덴고가 말한다.

우리는 서로를 만나기 위해 이 세계에 왔어. 우리 스스로도 알지 못했지만 그게 우리가 이곳에 들어온 목적이었어. 하지만 지금은 위험이 닥쳐오고 있어. 그들은 내 안에 있는 도터를 원해. 도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덴고는 알지? 아오마메가 묻는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 세 사람을 모조리 손에 넣으려 하고 있어. 목소리를 듣는 새로운 시스템으로서.

거기서 나는 어떤 역할을 하는 거지? 만일 내게 도터의 아버지 이상의 역할이 주어진다면 말이지만.

아오마메는 여기에 답하지는 않는다.

다만 뱃속의 작은 것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우리 등뒤에 바짝 리틀 피플이 다가와 있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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