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 글쓴이의 생각과 나의 생각사이에는 차이와 다름이 있었음에도
내면의 대화에 침잠하며 삶을 관조하는 태도에서는 비슷한 면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을 비록 속독의 스피드로 읽기는 했지만 끝까지 기분좋게 읽어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보통인에게 없는 대단한 깨달음에 대해 서술한 내용이 아니어서 부담이 없었고,
그래서 허망한 인생의 끝을 알고 걸어가는 이의 발걸음마냥 가볍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그런 가벼운 이야기들이 불편함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런 가벼운 발걸음은 쉽게 흉내낸다고 해서 따라할 수 있는 성질이나 모양의 것이 아니었고,
오랜 성찰과 사색에서 구해질 수 있는
그리고,
숱한 실패와 낙담에 상처가 곯아 아문 적이 있는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담백하게 숙성된 이야기였다.
세상을 향해 물었던 수많은 질문들에 대한 대답은 결국 돌고 돌아서 나의 대답으로 귀결되어지는 황망한 순간을 맞딱뜨리겠지만,
그래도 그동안의 무모한 노력이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헛된 것이라해도 그 헛됨을 깨닫는 지혜를 얻어내고 므훗한 웃음이라도 지어낼 수 있는 인생이라면,
그것도 의미있는 삶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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