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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림, 음악 에세이/그림이 있는 에세이

그럼에도 글을 쓰는 이유

by soodiem 2021. 7. 15.

 블로그란 곳에 글을 쓰게 되면 어떤 한가한 사람이 웹서핑을 하다가 가끔 코가 꿰어 들어오게 되는 경우 말고는(그것도 아주 짧은 시간 들렀다가 바로 나감) 일부러 찾아와서 글을 읽는 이는 없다.  아주 없다고는 볼 수 없겠지만, 극히 드물기도 하다. 

 우리는 손 안대고 코풀 수 있는 방법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매체를 찾는다. 

줄글을 읽는 것보다 유튜브로 내용을 전달하는 영상을 보는 것이(하필 또, 유튜버들은 알아듣기 쉽게 설명도 잘 해준다) 훨씬 편하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아늑하고 편한 걸 찾아 기대는 습성이 있다. 

이렇게 안정을 찾는다는데 뭐가 잘못되었다며 따질만한 일은 아니다. 

 그림을 좋아하는 나는, 

현존하는 현대 작가의 그림을 보고픈데

이런 갈망을 어느 블로그나 카페에서도 시원하게 감상할 수 있게 해소해주는 곳이 없다.

그러나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면 신세계다. 

매일매일 신상작품(?)이 올라온다. 

자기 작품을 알리기 위한 홍보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인지는 그 속내를 알 수 없지만, 어찌됐든 인스타에 올라오는 그림들을 아주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의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의해 내가 한번 봤던 비슷한 그림들로 필터링되어 화면에 등장한다. 

그래서 손가락만 까닥까닥하며 편리하게 그림들을 감상하고, 

마음에 들면 화면에 손가락으로 두번 터치하여 하트를 감사의 표시로 보내면 된다. 

누구나처럼 나도 역시 편한 것에 길들여져가고 있으며 그런 미디어 매체를 애용하지 않고서는 안되게끔 일상이 되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찾아주지 않을 것 같은 이 곳에 1일 1글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글을 쓰는 이유는,

글이 주는 상상력과 생각의 고리를 연장시켜주는 별미와  불현듯 아이디어를 생산하게 해주며, 

가끔은 추억을 하게 되고 기억을 떠오르게 하기도 하기 때문에 글을 쓰는 것을 포기하지 못하겠다.  

(이런 영향은 음악을 듣는 경우에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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