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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hard Van Mensvoort6

Richard van mensvoort <Reading and Art> Richard van mensvoort(네덜란드, 1972), Reading and Art 잠시 멈추게 된다. 책을 덮어놓는다. 읽을 책들이 읽은 책 뒤에 기다리고 있지만 지금은 독서에 관한 그 어떤 행위를 하지 않을 작정으로 가만히 앉아있다. 두께가 다른 여러 권의 책들이 책상에 쌓여있다. 삐뚤하게 모서리들이 튀어나온 모양이다. 책장에도 네모나게 각진 옆면에 굵게 쓰여진 책제목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눈길을 돌린다. 책을 읽을 수 없다.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이런 냉정한 마음은 주기적으로 흐름을 타고 생겼다가 사라진다. 오래 갈 수도 있고, 며칠 이러다 마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꽤 오래 갈 것 같다. 책에 대한 애정이 메말라버린게 아니다. 책에게서 그 어떤 감흥 따위를 놓치며 .. 2020. 2. 24.
Richard van Mensvoort <Spring snow> Richard van Mensvoort(1972,네덜란드), 한달이 지나 다시 한달이 됐다는 걸, 여러 공과금 지로용지들이 날라오면 실감난다. 한달동안 지내온 흔적들이 고스란히 지로용지의 숫자에 새겨져있다. 내가 이 정도로 살아왔다는 것을 숫자의 크기들이 알려준다. 난 그 숫자들을 파멸시킬 수 있는데 그럼과 동시에 나의 삶도 파국에 이르게 될 수 있다. 2020. 2. 19.
Richard van Mensvoort, 허무 결국 지나고 나면 허무할 일이다. 남겨지는 것은 공허감이다. 허탈한 기분이 너를 감싸고 있을 뿐이다. 2019. 7. 16.
Richard van Mensvoort, 찾아올 장마 레인시즌에는 우산을 잃어버릴 마음 각오를 해야한다. 아침에 준비해간 우산은 오후에 갑자기 갠 하늘을 만나게되면 굽어진 손잡이에 잡히는 손은 같지 않게 된다. 그래서 우산은 때론 공유물이 된다. 누군가 놓고간 것이라고 생각하고 우산을 집어가는 작자가 있기 때문이다. 소유권에 대한 무개념 덕분에 우산은 전혀 엉뚱한 곳에 가있게 된다. 혹여 운이라도 좋으면 돌고 돌아 제자리에 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잃어버렸다고 생각하고 우산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 주인 잃은 우산은 그렇게 지내다 장마철이 끝나게 되면 같은 처지의 우산들과 함께 끈으로 묶여 나무밑 그늘에 잠시 놓여지다 사라지게 될 것이다. 2019. 6. 22.
Richard van Mensvoort <Lloyd Hotel Amsterdam> Richard van Mensvoort 그리워서 아무 말도 못하겠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시간을 버텨내는 것뿐. 아프지 않도록 하루하루를 잘 견뎌내는 일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 2019. 6. 17.
[Richard Van Mensvoort ]봄은 겨울을 그리워하게 한다. 봄꽃들이 차례를 기다렸다는듯이 피고지고를 한다. 바람도 차가워졌다 따뜻해졌다 배턴을 주고받고하다가 이윽고 따스한 바람만 불게될 터이다. 이런 봄의 잔치가 한창일 때, 나는 겨울이 그립다. 쫓기듯이 물러서버린 겨울이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다. 2019.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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