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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세이47

[Escha Van den Bogered]밤 Escha Van den Bogered, Complesso(2005) 밤은 깊어가는데 잠이 오질 않는 자정...의 시간에 깊은 사색에 잠겨 뭔가를 골똘히 생각해보려는데, 치우치는 생각은 마냥 언제나 똑같고, 나는 쇠뭉치를 단 것처럼 가라앉는 마음을 달래기 위해 바깥으로 나가 서늘한 여름 밤 공기를 마셔본다. 어느새 열대야는 사라졌고, 가을 냄새가 배겨있는 듯한 밤의 기운에 마음이 약간 들떠지는 걸 느낀다. 착잡한 마음... 허전한 기분... 뭔가를 잃어버리고 그걸 찾지 못해 허둥대는 심정... 오늘 밤도 이 생각의 굴레를 떼어놓지 못한채로 잠이 들것 같다... 2018. 11. 14.
[Paul Cornoyer]감상 Paul Cornoyer(1864-1923, USA), Rainy Day New York 빗물에 그는 온몸이 젖어있다. 하지만 나는 그를 외면한다. 그는 언제나 내 체중만큼의 무게를 나를 위해 지탱해주고 있지만, 나는 그의 고마움이 정녕 다가오지 않는다. 나는 오늘 내리는 이 비를 창을 통해 바라보면서 새삼스럽게 그의 고마움이 코끝에 찡하게 느껴지지 않는걸 이상스럽게 여기지 않는다. 나는 그가 하는 일이 당연한 일쯤으로 여기고 있으며, 그도 당연히 내 체중을 떠받쳐주는 일을 부담되는 일로 여기지 않는 듯 하다. 나는 내일도 창밖으로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너의 의무가 내게 또 하나의 감상을 불러일으키겠구나,라고 생각하겠다. 2018. 11. 13.
[Roy Lichtenstein] 공허한 말 Roy Lichtenstein(1923-1997, USA), The Kiss 행복해라 사랑한다 좋아한다 힘을내라 넘쳐나는 응원의말 그렇지만 이말전부 너의말이 아니라면 공허한말 2018. 11. 12.
[Erica Hopper]혼돈스러움 Erica Hopper(1949, USA) 혼돈스러움.... 이 삶을 해석하기엔 얽히고 설킨 혼돈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짙은 안개속을 거니는 불안한 마음처럼, 내 삶을 바라볼 때 엄습해오는 두려움과 긴장감은 나이를 더할 수록 그 떨림이 강해진다. 하나를 알면 그 하나를 더해 미궁속으로 빠져드는 진리란 것들은 하나같이 미로같다. 확실히 알고 있는 것 조차도, 어쩔 때는 그 사실이 불확실해지기도 한다. 확실한 것은 없다! 라고 믿어버리면 그만이지만, 그 뒤로 밀려오는 허무감이란 내가 감당할 몫으로서는 너무 벅차다. 이 세상은 너무 내게 많은 걸 알려줘 내 머릿통이 체증을 일으킬 것 같지만, 사실은 그 뒤로 감추는 것들은 더 많다. 2018. 11. 10.
[Peter Vilhelm Listed]신나라 Peter Vilhelm Listed(1861-1933,덴마크), Girl raeding a letter in an interior(1908) 거실안으로 비스듬히 손을 뻗듯 들어오는 햇살속에서 혼돈스런 먼지들이 나의 시선을 잡아끈다. 그것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이곳에 있는 나는 내가 이상으로 삼았던 삶과 아주 거리가 멀다는 느낌을 받는다. 한번뿐인 삶을 그토록 이질감을 느끼는 공간에서 시름을 앓듯 욕짓을 해대는 내 모습이 한심스러워 안타깝다. 먼지들이 차분히 바닥에 가라앉아있을 쯤, 나는 다시 한 번 나의 명상에 빠져 나의 신나라를 꿈꿔본다. 2018. 11. 8.
[Henri Rousseau]열등감 Henri Rousseau(1844-1910), The snaker Charmer(1907) 네가 부끄러워 여기는 열등감이 사실은 너를 더욱 강하게 단련시켜 놓는다. 열등감이 많은 인간들은 자신 앞에 높은 담을 세워놓고 자신의 벽을 넘으려하는 자를 적대하고 자신의 벽보다 낮은 자들을 업신 여긴다. 그런 자신을 비난하는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사수하는데에 더욱 열중한다. 2018.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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