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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세이47

감정 즐기기 뭔가 끈이 떨어져 나간 기분이다. 혼자 동그마니 남겨진 느낌. 내 뒤로 밀려오는 공허감이 곧 나를 둘러싼다. 그러나 생각지도 않은 날에 찾아오는 허무감이 우울하다는 감정을 함께 불러오지는 않는다. 허무와 우울은 상관관계가 깊을 것 같지만, 내게는 그렇지 않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은 관련성이 없을만큼 별개의 성질로 내게 작용한다. 텅 빈 마음은 그저 텅 비어버린 기분만을 남긴다. 싫지도 나쁘지도 않은 느낌, 아무렇지는 않지만 또 아무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한. 그 느낌을 그저 수용하고 인정할 따름이다. 말하자면 그날 그날 변화되는 감정의 느낌을 즐기는 것이다. 2021. 7. 22.
그린프로폴리스 아주 오래전부터 비염이란 콧병으로 생고생을 하였다. 어머니는 어릴 적 콧물을 달고 사는 나를 가엾게 여기시고 백방으로 알아보며 약방, 병원으로 데리고 다니셨다. 그러나 한결같이 나의 콧병은 그들의 치료에 저항하였고, 끈질기게 나를 괴롭힐 작정으로 철저히 무장을 하였다. 비염의 괴롭힘을 어느 곳에 가서 하소연 할 곳이 없다는 현실적인 지각을 하고 나서는 평생 안고 가야할 짐이라고 여기게 되었다. 그렇게 생각했다고 해서 마음이 편해졌다거나 하는 건 조금도 없다. 다만 인정했을 따름이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괴롭힘을 담담하게 받아주는 것이고, 그런 다음 욕을 한사발 퍼붓는 것이다. 또 한가지 할 수 있는 일은 세상에 공개된 여러 가지 민간치료법을 적용하는 것이다. 그 중의 하나가 그린프로폴리스 복용이다. .. 2021. 7. 22.
이정아 <내 마음 다독다독, 그림 한 점>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19. 12. 9.
Laura Lee Zanghetti, 맘속으로 맘속으로 보고싶다 말이라도 하고나면 괜찮을까 했었는데 아니었다. 2019. 9. 26.
John sloane, 그리움 그녀는 먼 곳을 지긋한 눈으로 바라보며 지평선 끝자락 쯤 어딘가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그리움으로 마음을 달랜다. 그리움이 마음을 달랠 수 있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흘렀을 터이다. 수십번 수백번 수천번을 마음속으로 불렀을 이름들, 떠올렸을 얼굴들, 그리고 머릿속에 그렸을 추억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이 대답없는 대답을 듣고 귀가하였을 것이다. 공허해지고 말 것을, 허탈함이 심장을 후비고 말 것을, 차라리 언덕 밑으로 몸을 구르고 나면 모든 게 잊혀질 것 같은...... 이제는 그렇지 않음을 안다. 그녀는 언덕에 올라 꽃을 따고 저 멀리 아래 마을과 먼 산을 바라보더라도 그리움이 나를 더이상 고문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2019. 8. 18.
[Pierre Edouard Frere]난로 Pierre Edouard Frere(프랑스, 1819-1886), Lighting the stove 따뜻한 난로의 열기가 생각나는 계절이다.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뜨거워서 엉덩이를 뒤로 물리고 손만 앞으로 뻗어 난로를 쨌던 추억이 떠오른다. 난로 위에는 항상 무언가가 올려져 있었던 것 같다. 보통 때는 큰 물주전자가 올려져 있거나, 다른 때는 고구마 같은 간식거리가 올라와 입에 침을 고이게 하기도 했었다. 그림 속의 두 아이는 이제 막 집에 들어왔는지 빨리 몸을 녹이고 싶어한다. 두 아이 모두 시선이 불을 지피는 어머니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어머니는 노련한 손놀림으로 불을 한번에 붙였고, 난로는 빨갛게 불이 타오를 수 있었다. 난로는 곧 훈훈한 열기운으로 차갑게 식은 두 아이의 몸을 따뜻하.. 2018.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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