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고 차가운 공기 속을 걷는 한 사내가 보인다.
이 사내는 누구와 닮아있다.
익숙한 앞모습이다.
뒷태를 보면 완전 똑같을 거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손이 시리고 발도 차갑다.
그 차가움은 전신으로 퍼져나가며 마음까지 얼어붙게 한다.
자신의 부끄러움이 마음에 동상을 자초한 것 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땅바닥으로 고개가 떨궈지며 쓰러져가고 있음을 안다.
비난과 저주, 힐난의 목소리가 가까이 들리는 듯 하다.
안다. 잘 알고 있다. 무엇이 이토록 자신을 바닥으로 추락시키고 있는지를.
그래서 숨고 싶다.
어둡고 차가운 길을 걷고서 어디론가 감춰지고 싶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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