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먼 곳을 지긋한 눈으로 바라보며 지평선 끝자락 쯤 어딘가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그리움으로 마음을 달랜다.
그리움이 마음을 달랠 수 있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흘렀을 터이다.
수십번 수백번 수천번을 마음속으로 불렀을 이름들, 떠올렸을 얼굴들, 그리고 머릿속에 그렸을 추억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이 대답없는 대답을 듣고 귀가하였을 것이다.
공허해지고 말 것을, 허탈함이 심장을 후비고 말 것을, 차라리 언덕 밑으로 몸을 구르고 나면
모든 게 잊혀질 것 같은......
이제는 그렇지 않음을 안다.
그녀는 언덕에 올라 꽃을 따고 저 멀리 아래 마을과 먼 산을 바라보더라도
그리움이 나를 더이상 고문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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