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무라카미 하루키 <해변의 카프카>
12장 피 묻은 수건의 비밀
12장. 피 묻은 수건의 비밀
12장은 초등학생들이 산속에서 집단 혼수 상태에 빠졌던 사건의 담임교사가 도쿄제국대학 의학부 정신의학과 교수(쓰카야마 시게노리)에게 보내는 편지 내용이다.
혼수상태사건 이후 계속 같은 시골에서 교편을 잡았다. 몇 년전에는 중병이 들어 병원에 장기 입원하게 되었고, 명예퇴직을 하였다.
편지를 쓰게 된 이유는 1944년 산속에서의 혼수 사건에 있어서 사실을 말하지 않은 게 있어서다.
당시 겁이 나기도 했고, 체면 때문에 거짓말을 한 게 있다.
아이들을 인솔하기 전날 밤에 꿈을 꾸었다.
꿈속에 남편이 나타났고, 남편과 잠자리를 갖는 꿈이었다.
비록 꿈이었지만 매우 격렬하게 육체적 쾌감을 느꼈다.
잠에서 깼을 때는 온몸이 나른하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꿈이 아니라 정말 현실처럼 생생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자위행위를 했다.
그러고 나서 아침에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출근했다.
산에 올라가 목적지인 숲에 도착하여 학생들이 모두 버섯을 따기 시작했을 무렵이었다.
느닷없이 월경이 시작되었다. 원래 주기적으로 규칙적인 생리를 하였지만 그날은 웬일인지 갑작스럽게 일이 일어났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잠시 휴식을 지시하고, 숲 안쪽으로 혼자 들어가 몇 장의 수건으로 응급조치를 했다.
그러다가 얼마 뒤에 한 사내아이가 무엇인가를 손에 들고 내게 다가왔다.
사내아이는 나카타라는 남학생이었고, 그가 손에 든 것은 숲 속에 버렸던 피에 젖은 수건이었다.
순간 숨이 멎는 것 같았다. 정신없이 나카타의 뺨을 여러 대 때렸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모든 아이들이 얼어붙은 듯 그 광경을 쳐다보고 있었다.
나카타는 얻어맞고 땅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피묻은 수건을 얼른 뒤로 감추고, 나카타를 안으며 사과했다.
그러고 나서 아이들이 집단 혼수상태에 빠져들었다.
'책, 그림, 음악 에세이 > 책이 있는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13. 무라카미 하루키 <해변의 카프카> 13장 절대 고독의 세계 (0) | 2025.02.09 |
---|---|
[만화] 드래곤 볼 1권 (0) | 2025.02.06 |
66. 무라카미 하루키 <1Q84> 3권 18장 덴고 (0) | 2025.01.31 |
11. 무라카미 하루키 <해변의 카프카> 11장 누나일지 모를 그녀와의 짜릿한 밤 (0) | 2025.01.27 |
10. 무라카미 하루키 <해변의 카프카> 10장 빛이 없는 무명의 세계 (0) | 2025.01.2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