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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림, 음악 에세이/그림이 있는 에세이

지난 여름날

by soodiem 2021. 2. 14.

뜨거운 여름날이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던 저녁무렵이었다. 

하늘을 시뻘겋게 물들이던 해가 저물고 있음에도 여름의 열기는 전혀 식으려 하지 않았다. 

골목에 나와 어슬렁거리는 개 한마리 조차 없었다. 

축축 늘어진 전신줄이 아직 한낮의 졸음에서 깨어나지 않았다는 걸 알게 해주었다. 

해가 완전히 지게 되고 밤하늘에 별들이 총총히 박힐 때쯤이어야

동네 개들이 기지개를 펴고 골목으로 나올 것이다. 

그리고 개들이 짓는 소리에 사람들은 게으르게 저녁을 준비할 것이다. 

뜨거웠던 여름날은 그래야만 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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