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니오모리꼬네 <First Youth>
https://youtu.be/XpvhW0USk_M?si=Ep_CX-kfuWomHxkW
첫눈에 반해버린 한 소녀가 보인다.
무뚝뚝하지만 든든하게 내 편이 되어줄 것 같은 할아버지도 보인다.
눈앞에 어른거리는 두명의 대상은 어김없이 이 음악을 듣고 있을 때마다 멜로디를 따라가며 떠오른다.
그 둘은 한때 여리고 뜨거웠던 심장을, 그리고 이미 식었지만 그래도 뛰고 있는 내 심장을 먹먹하게 만드는 상징적인 존재다.
이제는 까마득해진, 잘 기억이 날 것 같지 않은 어린 시절로 나를 데려다 준다.
언제나 비슷한 풍경이다.
그림 속 같은 장면들이다.
내 머릿속에서 이미지화된 모습이다.
아름답지만 꼭 아름답지는 않다.
설레임도 있지만 꼭 설레임만 있지는 않다.
성장통 같은 아픔이 있고, 이별의 상처로 남은, 죽는 날까지 지워지지 않는 마음의 흉터도 있다.
세월이 흘러갔기에 이 모든 감정들은 아름답게 각색되어진다.
첫눈에 들어온 소녀는 소년이 청년이 되고 어른이 되어서도 영원한 뮤즈로 남아 있게 된 것처럼.
그리고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은 애틋함으로,
신뢰와 추억으로 쌓아진 우정은 삶의 모토가 되어
오늘을 살아가게 한다.
어쩌면 이 영화는 우정에 관한 얘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토토와 알프레드 사이에 존재하는 우정은 사랑보다 진하고 순수하다.
어쩌면 그 순수함은 숭고하게 보여질 정도다.
세상을 겪다보면 그러한 기회를 갖기란 매우 어렵다.
적어도 인생에서 한번쯤은, 내가 그런 사람이라면 운이 닿을 경우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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