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부는 날이 좋다.
특히 여름에 비를 몰고 오는 바람은 멀리서 날 만나러 오는 친구 같다.
그래서 반갑다.
바람 친구는 얼굴의 감촉으로 느껴진다.
민소매로 드러난 어깨와 팔에서도 친구의 존재를 느낀다.
창밖으로 친구가 지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괜찮다.
나뭇잎을 날리고, 비닐봉지를 허공에 날리며
자기가 왔다는 것을 굳이 생색낸다.
나는 친구의 생색을 기쁘게 받아준다.
내가 그런 넓은 아량을 베풀어줄 수 있는 건 유일하게 바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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