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보영, <일기시대>, 민음사, 2021
일기는 아직 어떤 글이 되기 전의 말랑말랑한 반죽 상태의 글이다.
일기를 쓰는 건 육상선수가 출발선상에서 준비운동하며 몸을 푸는 것과 같고, 경기장을 둘러보며 마음의 긴장을 놓는 것과 같고, 쓸데없이 옆라인의 상대 선수들을 체크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일기는 무언가가 되기에는 어설픈 구석이 많다.
그래서 일기는 그렇게 있어도 될 것 같고, 그렇게 있어도 부담되는 면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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