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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림, 음악 에세이/음악이 있는 에세이

김민기 철망앞에서

by soodiem 2019. 2. 18.

'자, 총을 내리고 두 손 마주잡고 힘없이 서 있는 녹슨 철조망을 걷어 버려요.'

상대를 겨누고 있는 총을 내려놓고

우리 마음 속의 철조망을 걷어내자고 말한다.

총은 상대를 위협하는 수단이다.

그러면서 나를 방어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이런 대치관계에서는 상대와 나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이건 분명 스트레스다.

잔혹하게 평화로운 감정을 억누르고  마음에 살기를 품고서 살아감을 의미한다.

 

 그러나 '냇물은 흐르네 철망을 헤집고, 싱그런 꿈들을 품에 안고 흘러 구비쳐 가네' 라고 말한다.

맥빠지는 말이다. 서로를  향해  방아쇠를 겨누고 있는데 냇물은 철망을 헤집고 흐르다니.

한 술 더떠서 ' 저 위를 좀 봐, 하늘을 나는 새, 철조망 너머로 꽁지 끝을 따라 무지개 네 마음 오는 길' 이라고까지 말한다.

지금까지의 행동이 얼마나 부질없을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으니.

철조망 너머로 꽁지 끝을 따라 무지개 네 마음이 오는 길이라고 까지 표현했다.

상대는 대적해야할 적군이 아니라 내게 다가 오는 사람, 혹은 네가 다가 갈 사람이라고 했다.

미워하고 증오하고 맞서 싸울 사람이 아님을 확인하는 순간,

지금까지 품고 온 감정들은 한꺼번에 무너져내린다.

 

 이 노래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

마음에 벽을, 철조망같은 장애물을 걷어내라고 말한다.

쓸데없는 미움의 감정에 에워싸인 너의 심장을 해방시키라고 말이다.

긴장과 스트레스에서 너를 놓으라고 말이다.

'자, 총을 내려, 자 총을 내려'

네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공격적인 자세와, 너를 적극 방어하려는 태도에 너무 얽매여 있지마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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