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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2

일기예보3 오늘 오후에는 정말 소나기가 소나기답게, 소나기 다운 면모를 잃지 않고서 힘차게 쏟아졌다. 양동이로 퍼붓는다는 말이 맞게. 잔뜩 새까만 먹구름이 땅을 향해 중력의 속도로 추락하는 것 같은 위세였다. 쏴아아악. (정확히는 이런 소리는 아니다.)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어도 소나기의 존재감이 느껴진다. (주변의 소음은 당연히 묻힌다.) 공기를 가르는 소리와 아스팔트, 흙, 지붕 등에 내려 꽂는 소리는 가슴속을 시원하게 해주는 것만 같았다. 뭔지 모르겠지만 기분도 슬슬 풀린다. 오늘은 일기예보가 맞았다. 그러나 우산은 필요하지 않았다. 우산을 받고 나갈 일이 없었다. 소나기한테 약오르는 일이 될테지만, 나는 창문을 빼꼼히 열고 고개를 내밀어 소나기를 바라만 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2021. 6. 28.
소나기 한여름에는 가끔 소나기가 내린다. 워낙 갑작스러워서 우산을 받지 못하고 비를 맞는 사람들이 있다. 일기예보에 소나기까지 예보가 되는 데도 말이다. 소나기의 연기에 사람들은 속는다, 속아준다. 소나기는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좀 더 빨리 구름들을 모아 비를 뿌릴 태세를 갖춘다. 잔뜩 구름이 하늘에 껴 있는데도,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것 같은데도 태연하게 사람들은 걸어간다. 비가 오면 비를 맞겠다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구름은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배려심을 발휘하며 번개의 섬광으로 사전 경고를 알린다. 아직 거리의 사람들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 이읗고 천둥소리가 들린다. 창틀이 흔들리고 건물과 건물사이에서는 천둥소리의 여운이 머무르다 사라진다. 사람들은 그제서야 하늘 한 번 쳐다보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그러.. 2020.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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