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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반 멘스부르트2

Richard van mensvoort <Reading and Art> Richard van mensvoort(네덜란드, 1972), Reading and Art 잠시 멈추게 된다. 책을 덮어놓는다. 읽을 책들이 읽은 책 뒤에 기다리고 있지만 지금은 독서에 관한 그 어떤 행위를 하지 않을 작정으로 가만히 앉아있다. 두께가 다른 여러 권의 책들이 책상에 쌓여있다. 삐뚤하게 모서리들이 튀어나온 모양이다. 책장에도 네모나게 각진 옆면에 굵게 쓰여진 책제목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눈길을 돌린다. 책을 읽을 수 없다.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이런 냉정한 마음은 주기적으로 흐름을 타고 생겼다가 사라진다. 오래 갈 수도 있고, 며칠 이러다 마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꽤 오래 갈 것 같다. 책에 대한 애정이 메말라버린게 아니다. 책에게서 그 어떤 감흥 따위를 놓치며 .. 2020. 2. 24.
Richard van Mensvoort, 찾아올 장마 레인시즌에는 우산을 잃어버릴 마음 각오를 해야한다. 아침에 준비해간 우산은 오후에 갑자기 갠 하늘을 만나게되면 굽어진 손잡이에 잡히는 손은 같지 않게 된다. 그래서 우산은 때론 공유물이 된다. 누군가 놓고간 것이라고 생각하고 우산을 집어가는 작자가 있기 때문이다. 소유권에 대한 무개념 덕분에 우산은 전혀 엉뚱한 곳에 가있게 된다. 혹여 운이라도 좋으면 돌고 돌아 제자리에 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잃어버렸다고 생각하고 우산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 주인 잃은 우산은 그렇게 지내다 장마철이 끝나게 되면 같은 처지의 우산들과 함께 끈으로 묶여 나무밑 그늘에 잠시 놓여지다 사라지게 될 것이다. 2019.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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